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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내 집값 상승률 1위 굳히기…노원이 달라졌다 [부동산360]
중저가 풍선효과·전세난 회피수요 등
20·30대 집중 매수지역으로 자리매김
무주택 실수요자 진입 더 어려워질 듯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노원구의 집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의 계속되는 ‘고점 경고’에도 13주 연속 서울 내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달리며 오름폭도 확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지가 많은 이 지역의 집값이 치솟으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값은 올 들어 이달 5일까지 4.11% 올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단지 일대 [연합]

올 들어 6개월여 간의 상승률은 지난해 한 해 상승률(2.06%)의 2배에 달한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누적 상승률인 3%대도 가뿐히 뛰어넘었다.

이 지역의 아파트값 오름세는 최근 더 가팔라지고 있다. 주간 상승률은 4월 첫 주 0.09%였는데, 그다음 주 0.17%로 껑충 뛰어오른 뒤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 이달 첫 주 0.29%를 기록했다. 최근 13주간은 서울 내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이어갔다.

민간 통계에서도 위상 변화가 확인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47만9000원을 기록, 서울 자치구 중 17위를 차지했다. 노원구의 순위는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21위(496만5000원)였으나 4년여 만에 종로구(1044만6000원)를 비롯해 관악·구로·은평구 등을 앞질렀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당 평균 매매가격이 1055만~1091만원대인 강서·동대문·서대문·성북구 등을 제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집값 상승에는 정부 정책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에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적용하고, 9억원 초과분(15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20%로 제한했다. 이 과정에서 9억원 이하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고, 중저가 단지도 대출 기준선을 향한 ‘키 맞추기’에 속도를 냈다.

노원구는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이 도입된 이후에는 전세난의 피난처가 됐다. 전세 품귀 현상으로 한두 달 사이 전셋값이 급등하자, 차라리 돈을 더 보태 중저가 주택을 사들이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전세난 회피 수요’가 몰린 것이다. 최근에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때 규제를 피해간 지역으로 꼽히면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20·30대는 ‘지금이 아니면 집을 못 산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이 지역의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노원구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49.4%는 30대 이하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대표적인 중저가 단지 밀집지역의 집값이 요동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더 힘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114의 조사 결과 서울에서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절반 이상인 곳은 올해 초 도봉구(67.18%), 금천구(60.17%), 중랑구(58.60%), 노원구(55.43%) 등 4곳이었지만, 지난달 기준으로는 도봉구(54.04%)만 남았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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