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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탈당·제명’ 없는 첫 대통령? [정치쫌!]
文 대통령, 40% 안팎 지지율 유지
긍부정 격차 20% 넘으면 '레임덕'
민주당 지지율보다 대통령 지지율 높아
노태우 시작으로 역대 대통령들 '탈당' 비극 반복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미 의회 코리아스터디 그룹(CSGK) 대표단을 접견,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임기 5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거 대통령들의 임기 마지막해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비극사’ 중 하나인 소속당으로부터 탈당요구를 받거나 제명되지 않는 첫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1987년 이후 모두 6명이었고 이들 가운데 비자발적으로 탈당을 당한 대통령은 4명, 탈당을 거부한 대통령과 제명된 대통령은 각각 1명씩이다.

직선제로 뽑힌 대한민국 대통령들은 임기 마지막해인 5년차 때 거의 예외없이 극악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각 정당들은 지지율이 떨어진 대통령을 자당 정치인으로 놔두고선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하에 현직 대통령들에 대해 ‘탈당 요구’를 해왔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네명의 대통령은 탈당을 해야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탈당 요구를 거부하며 임기말까지 탈당을 하지 않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소속 정당으로부터 제명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역대 최저 文 지지율…5년차 전례와 비교하면?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추이. [한국갤럽]

한국갤럽이 7월 두번째주(6일~8일)에 조사해 지난 9일 공개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8.0%였다. 7월 첫번째주와 같은 수치다.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라 응답한 수치는 53%로, 직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집권 5년차에 접어든 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지난 4월 마지막주로 당시는 LH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같은 조사기관이 발표한 지난 4년간의 문 대통령 지지율을 기준으로 가장 낮았던 때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한 검찰 수사 문제가 혼란의 극에 달했던 2019년 하반기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통상 정권을 ‘레임덕’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로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적 응답 보다 부정적이라고 응답하는 퍼센트 비율이 20%를 넘을 때라고 본다. 이를 근거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판단하면 긍부정 격차는 15% 가량으로, 아직은 레임덕이라 판단키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재미있는 지점은 문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실패 탓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비우호적 환경 내에서도 여전히 임기 5년차 역대 다른 대통령들보다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집계한 문 대통령 집권 5년차 1분기 지지율은 35%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5년차 1분기 지지율은 25%,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33%, 김영삼 전 대통령은 14%였다.

文 정부, 아직은 권력형 비리 없어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 보다 낮아졌다.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낮아진 것은 4년여만에 처음이다. [한국갤럽]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이전 정부들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첫번째 이유로는 권력형 비리 게이트가 아직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권력형 비리’ 의혹을 받았던 조국 전 민정수석 사건에 대해서도 최근 대법원은 ‘권력형 범죄’라는 의혹에 대해 선을 그은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조국 전 수석의 조카에 대해 징역 4년형 선고를 확정하는 대법원 판단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권력형 비리나 국정농단이 없는 것이 대통령 지지율을 받쳐주고 있다. 부동산을 제외한 경제 문제, 코로나19 대응도 양호하게 평가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당 지지율보다 대통령 지지율이 아직은 더 높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지점도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대통령을 향해 탈당을 요구하는 등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후보들이 없는 이유로 꼽힌다. 과거 전례를 보면 대선을 앞둔 각 정당들에선 지지율이 떨어진 자당 출신 대통령을 향해 탈당을 요구하는 움직임들이 많았었는데, 현재는 그같은 모습들이 관찰되지 않고 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지율 40%인 문재인 대통령과 척져서는 (여당에서) 누구도 다음 대선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역대 韓 대통령들, 탈당과 제명의 역사
왼쪽부터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전직 대통령 [연합]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를 74일 앞둔 시점인 1992년 10월 5일 민주자유당을 탈당했다. 김영삼 당시 후보의 요청을 노 전 대통령이 받아들인 것이다. 문제는 이때 이뤄진 대통령 탈당의 첫 역사가 이후 계속 관례처럼 반복돼 왔다는 데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5대 대선을 41일 앞둔 시점에 당시 신한국당을 탈당 해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탈당은 이회창 당시 후보가 김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기 때문인데, 김영삼 전 대통령은 후에 “이회창 후보에게 인간적인 배신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스스로 탈당을 선택한 사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대통령 선거를 200여일 앞둔 시점에 탈당했다. 김 전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있는데, 임기 마지막해 각종 측근 비리로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급락하자 대선 승리를 위해 불가피한 결단을 스스로 내렸다는 해석이 많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새누리당 당내에서 탈당 요구가 적지 않았으나 탈당을 거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말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 등으로부터 탈당 요청을 받았고, 탄핵이 이뤄진 뒤인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출당·제명 조치가 취해졌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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