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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관 의기투합 K-배터리, 제2 반도체신화 만들어보라

2차전지를 반도체 같은 신성장 먹거리로 키우는 정부의 첫 청사진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충북 오창 LG에너지솔루션 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전략보고회’에서 “배터리는 미래 산업의 중심”이라며 “2030년까지 명실상부한 배터리 1등 국가가 되자”고 제안했다. 실행 대책은 대규모 연구·개발(R&D)을 통한 차세대 기술 확보에 집중됐다. 2030년까지 LG 삼성 SK 등 민간 투자금액은 총 40조6000억원인데, 이 중 절반인 20조1000억원을 R&D 투자에 집중할 만큼 비중이 크다. 2차전지 ‘게임체인저’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오는 2027년, 리튬황과 리튬금속 배터리는 각각 2025년과 2028년에 시장에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처럼 최대 40~50%까지 세액공제를 해준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손잡고 K-배터리 독보적 1위 전략을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배터리시장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중·일 3국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95%, 이 가운데 한국이 44.1%로 1위다. 중국 33.2%, 일본은 17.4% 수준이다. 올 들어 판도는 급격히 중국으로 기울고 있다. 세계 전기차 판매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에서 이뤄지는데,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보급정책을 추진하면서 CATL BYD 궈시안 등 중국 배터리업체가 집중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 한때 CATL을 제치고 1위에 올랐던 LG에너지솔루션 점유율은 올 들어(1~5월) 23.1%까지 떨어진 반면 CATL은 31.2%로 격차를 벌렸다. 테슬라,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 완성차업체가 배터리사업에 속속 뛰어드는 것도 K-배터리에 큰 위협이다.

독주 채비에 나선 중국과 미국·유럽 완성차업체의 견제로 ‘샌드위치 신세’에 몰린 한국 기업들은 신시장과 초격차 기술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은 현재 10% 수준이나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국 배터리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을 활용한다면 거대 시장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수명과 안전성이 뛰어나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도 앞당겨야 함은 물론이다.

2차 전지는 전체 가격에서 소재·부품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지만 우리는 자원빈국이다. 정부는 우선 자금 지원 등으로 민간의 해외 자원 개발을 지원하고, 기존 배터리를 재활용해 원재료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정부가 해외 자원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미래 성장엔진이 힘차게 돌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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