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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출사표 던진 윤석열, ‘反文’ 넘어 국가경영능력 입증하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정권교체’를 내세우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의 출마 선언은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중도사퇴할 때부터 예정된 수순이나 정치권에 공식적으로 발을 들였다는 의미가 있다. 이제 더는 ‘검사 윤석열’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권을 겨냥하는 ‘정치인 윤석열’의 진면목을 보이고 이에 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윤 전 총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지만 그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유력 대권 주자로서 정치력과 국가 경영 역량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그는 이날 출마 선언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 탈법적인 탈원전,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등 현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자유민주주의 가치 회복, 경제·사회 제도와 기술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권교체를 해야 할 이유와 국가 경영의 큰 틀을 제시한 셈이다.

이런 정도의 메시지로는 ‘대통령 감’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그의 지적이 타당성이 없는 것는 아니다. 야권 대권 주자로서 얼마든지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정권 실정의 반사이익만으로 권력을 쟁취할 수는 없다. 국가를 책임지겠다고 나섰다면 비판에 걸맞은 대안과 미래 비전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물론 한정된 시간에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신만의 명확한 국정 운영 철학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고 국민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그가 검사로서 줄곧 강조해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뒤집은 데 대한 이유도 설득력 있게 해명해야 한다. 넉 달 가까운 시간 간격이 있다고 하지만 검찰총장의 정치 직행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일이다. 검찰총장 재직 시절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강단 있게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권력과의 충돌이 그의 지지율을 떠받치는 정치적 기반이 된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자신의 모순적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의 반문 정서에 기대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여전히 기승인 코로나19, 답이 없는 부동산과 청년 문제 등 우리 사회가 넘어야 할 이슈가 산더미다. 대권을 잡겠다고 나섰다면 그 하나하나에 대한 정책 방향을 국민에게 들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으로 본격 대선 정국에 들어갔다. 피할 수 없는 승부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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