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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兆에 이베이 품은 정용진의 ‘이기는 게임’…“얼마짜리로 키우나...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 [피플앤데이터]
‘e-커머스 2위’ 유통공룡 탄생 예고
兆단위 딜 과감한 베팅 ‘승부사 행보’
“온오프라인 미래유통 절대강자 될 것”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 제공]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기준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마침내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았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절대강자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그룹 차원에서 첫 조(兆) 단위의 딜에 과감한 베팅을 한 정 부회장은 올해 내내 승부사의 면모를 드러내며, 공격적인 행보로 유통가 이슈를 선도하는 중이다. ▶관련기사 18면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이베이 미국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분 80.01%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인수금액은 3조4404억원이다.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잔여지분(19.99%)의 가치, 약 8억달러(약 9064억원)까지 합치면 지분 100% 기준으로 4조3000억원에 달하는 큰 금액이다.

정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반드시 이기는 한해’,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를 강조하며 기존 오프라인 유통의 틀을 깨는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 왔다. 2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인수, 3월 네이버와의 지분교환 동맹, 5월 온라인 패션플랫폼 W컨셉 인수 등 올해 유통가의 이슈를 주도하며 숨가쁘게 달려왔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역시 정 부회장의 결단이 결정적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인수 후에도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이베이코리아의 높은 매각가를 두고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왔지만, 정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승자의 저주’ 우려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장 재편이 급격히 이뤄지는 올해를 최상의 기회라고 본 그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는 기조에 따라 이번 인수도 진행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그룹의 DNA 자체를 완전히 온라인과 디지털로 변화시키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점유율 합산 기준으로 인수 완료 후 신세계그룹은 단숨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 2위로 올라선다. G마켓과 옥션, G9 등 3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이 12%, 네이버는 18%, 쿠팡은 13%로 추정된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 점유율 3%를 고려하면 신세계의 점유율은 15%로 쿠팡을 앞선다.

아울러 신세계는 충성도 높은 이베이의 270만 유료고객과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셀러를 얻게 되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최근 국내 IT전문가 확보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베이의 숙련된 IT전문가를 얻게 돼 온라인 사업의 규모와 성장의 속도를 가속화 시킬 수 있게 된다.

양사의 시너지 확대에 대한 정 부회장의 강한 자신감은 대내외 메시지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신세계그룹은 24일 인수관련 사내 공지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압도적 경쟁력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신세계그룹이 온오프라인 미래유통의 절대 강자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최고 유통기업으로서 쌓아온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외부에 인수 배경을 설명할 때도 ‘극강의 온라인 기업’, ‘360도 에코시스템’ 등의 용어를 언급하며 경쟁자를 압도해나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세계는 최첨단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 극대화에 나선다.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플랫폼을 확고히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측은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라고 강조했다. 오연주 기자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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