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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당한 500억원 투자?” 배달대행 ‘만나플래닛’ 투자 유치 ‘구설’
만나플러스 서비스 이미지. [만나플래닛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배달대행 서비스 ‘공유다’, ‘제트콜’ 등을 운영하고 있는 ‘만나플래닛’이 최근 투자 유치를 두고 구설에 휘말렸다. 이번 만나플래닛의 주요 투자자 한 곳이 앞서 경쟁 배달대행사인 ‘바로고’에도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업계 관례를 벗어난다는 지적은 물론, 경영 전략 유출 우려가 적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만나플래닛은 최근 1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외부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주요 투자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다. 한투파 경영참여형사모펀드(PEF) 부문이 앞서 조성해 운영하고 있는 블라인드펀드 자금에, 만나플래닛에 투자하기 위해 새로 조성한 프로젝트펀드 자금까지 더해 총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나플래닛은 공유다, 런, 윈윈파트너, 로드파일럿, 날라가, 제트콜의 연합으로 시작된 배달대행 서비스 ‘만나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통합 플랫폼 IT기업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 배달건수는 약 1400만건 수준으로 알려졌다. 1~2위를 다투는 바로고와 생각대로의 1600만~1700만건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만나플러스 서비스 이미지. [만나플래닛 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한투파가 이미 경쟁 배달대행사인 ‘바로고’의 주요 투자자라는 점이다. 한투파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최근 진행됐던 시리즈C 투자까지 총 60억원을 투자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바로고의 내부 영업 정보, 경쟁사 동향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받는 등, 배달대행 업계 및 바로고의 영업 정보를 상당량 취득한 상태다.

바로고 측은 한투파 측에 공식적으로 항의를 전달했다. 투자를 강행할 경우 한투파 측에 지분 매각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바로고 관계자는 “경쟁 관계에 있는 두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이해상충이 발생한다”며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이용한 비윤리적인 투자”라고 지적했다.

재무적 투자자(FI)가 사업 지표가 완전히 겹치는 경쟁사에 동시에 투자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단순한 자금 투입 외에 사업 시너지를 추구하는 전략적투자자(SI)의 경우, 종종 경쟁사에 함께 투자하기도 한다. 실제 네이버는 배달대행 서비스 ‘생각대로’을 운영하는 인성데이타와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 두 회사 모두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 차익을 추구하는 재무적투자자(FI)가 사업지표가 완전히 겹치는 경쟁사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로고와 만나플래닛은 전국에 허브(지역 배달대행 지점)를 몇 곳이나 확보했는지, 콜(호출)은 한 달에 얼마나 되는지 등 주요 사업 지표가 완전히 겹친다”며 “내부 영업 정보가 서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굳이 계약서에 금지 조항을 담지 않을 정도의 상식적인 금기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투파 측은 회사 내의 서로 다른 부문에서 독립적으로 이뤄진 투자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바로고 투자는 VC부문에서 진행했고, 만나플래닛 투자는 PE부문이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투파 내부에서도 VC 부문 심사역들이 경영진에 우려를 표하는 등 이번 투자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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