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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대문운동장 출토유물 보존처리해보니 ‘영국제 19세기 총검’
2008~2009년 DDP 건설 때 출토돼
보존처리 뒤 정밀측정 결과 최근 확인
동대문역사관에서 상설 전시

조선시대 훈련도감(訓鍊都監)의 분영인 하도감터(下都監)에서 출토된 19세기말 근대식 소총. 보존 처리된 검집 금속장식과 손잡이 부분.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배현숙)은 조선시대 훈련도감(訓鍊都監)의 분영인 하도감터(下都監)에서 출토된 19세기말 근대식 소총에 사용한 총검을 보존처리해서 동대문역사관(중구 을지로 281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내)에 공개했다고 23일 밝혔다.

19세기 말 국내에 들어온 근대식 소총에 실제로 사용된 총검이 출토된 사례는 인천 앞바다에서 침몰한 ‘고승호’에서 인양된 청나라 군대가 사용한 총검 이외엔 이번이 유일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설을 위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이루어진 동대문운동장 발굴조사 과정에서 하도감 관련 ‘칼’로 추정되는 유물이 출토됐다. 해당 유물은 보존처리 결과 조선후기인 19세기 말 국내에 들여온 근대식 소총에 사용된 총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총검은 지난 2020년 보존처리를 완료했지만, 2021년까지 총검이 사용된 19세기 근대식 소총을 특정하고자 추가 조사를 했다. 소총의 총신과 연결하는 총검의 MRD(Muzzle Ring Diameter) 크기를 정밀 측정하여 총검이 사용된 소총을 특정했다.

보존처리 전까지 훈련도감의 분영인 하도감과 관련된 일본제 칼(刀)인 것으로 추정됐던 해당 총검은 최근 실시된 보존처리 과정에서 조선 후기인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개발된 소총에 사용된 총검인 것으로 확인됐다. 칼의 전체적인 형태와 MRD(Muzzle Ring Diameter) 정밀 측정 결과가 근거가 됐다.

해당 총검은 전장 71.6㎝, 도신 57.5㎝, 자루 13.5㎝의 크기로 손잡이는 동물성 가죽을 사용해 제작됐다. 보존처리 전 총검은 손잡이 부위를 제외하고 금속 부식화합물로 인해 세부 형태를 정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연못이라는 수분이 많고 공기가 차단된 환경에 매장돼 금속에 비해 재질적으로 취약한 동물성 가죽 손잡이가 잘 남아 있었다.

보존처리 결과, 유물을 덮은 금속부식 생성물이 대부분 제거돼 총검이 지니고 있었던 형태적 특징들이 복원됐다. 검과 함께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검집 일부분인 금속장식은 음각된 문양과 세부 형태, 금도금된 표면이 표출됐다. 하도감터 출토 총검은 중국 또는 일본을 통해 19세기말 국내로 유입돼 조선군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서양식 총검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유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용 주체에 대해 명확하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향후 관련 분야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보다 명확하게 밝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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