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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기사 돈 많이 번다?…월수입 500만원 얼마나 될까
[연합]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음식배달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달기사의 수입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전문 배달기사 다섯 명 중 한 명은 수입이 한 달에 5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21일 국내 대형 배달대행사 중 한 곳인 A업체가 자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월수입 300만원 이상 전문 배달기사의 수익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00만원 이상 수익을 낸 기사의 비중은 19%로 집계됐다.

현재 생각대로, 바로고, 메쉬코리아(부릉), 스파이더 등 주요 배달대행사 프로그램에 등록된 배달기사 수는 약 20만명. 이 중 4분의 1가량이 월 300만원 이상 수입을 거두는 ‘전업라이더’로 파악된다. 주요 업체 배달기사의 수입 분포가 서로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배달대행업계에서만 대략 7000~8000명이 월 500만원 이상 수입을 거두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쿠팡 등 배달앱과 직접 계약한 이들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늘어난다.

※ 월 300만원 이상 수익을 내는 전문기사만 통계에 반영.

배달기사 절대 다수는 직고용되지 않은 개인사업자(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에 유류비나 보험 등 이륜차 유지비용은 각자가 부담해야 한다. 일주일에 5일 이상 근무하는 전업 배달기사는 이 비용이 100만원 중반 수준이다. 이를 참작하면 월 500만원 수익을 낸 ‘상위 20%’ 배달기사의 실수령 금액은 300만원 중반으로 추정된다. 올해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4121만원, 잡코리아 집계)보다 수입이 많은 셈이다.

고수익 배달기사 수는 최근 1년 가파르게 늘어났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기준, A업체에 등록된 전문 배달기사(수입 300만원 이상) 중 500만원 이상 벌어들인 기사의 비중은 13.1%였으나 올해 5월 19%로 늘어났다. 인원 수 자체도 100% 이상 늘어났다.

고수익 배달기사가 많아진 것은 ‘일감’이 많아진 영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으로 이뤄지는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17조3336억원으로, 직전 해 9조7354억원 대비 약 78% 급성장했다. 물론 배달기사 수 또한 함께 늘어났지만 업계가 체감하는 증가율은 50% 수준으로, 시장이 커지는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 자연스레 기사 한 명이 처리하는 배달 건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수익도 증가한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음식서비스 부문 거래액. [통계청 자료]

음식배달 외에 일반편의점, 생필품 등 비(非)음식배송까지 이륜차 물류에 손을 벌리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e-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가 커지면서 고객 문앞까지의 배송 단계를 의미하는 ‘라스트마일’ 물류의 핵심으로 이륜차가 떠올랐다. 바로고는 지난해부터 CJ올리브영의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고, 메쉬코리아 ‘부릉’도 도심 물류센터를 활용해 홈쇼핑 채널과 손잡고 과일 등 신선식품 실시간 배송에 나서고 있다.

다만 고수익 배달기사가 늘어난 것은 배달수수료 자체가 오르기보다는 배달 건수 자체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그만큼 극한의 노동환경을 견디고 있는 배달기사 또한 많아졌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또 다른 대형 배달대행사 B업체의 통계에 따르면, 월 1000만원 이상 수익을 낸 일부 배달기사의 월평균 근무일 수는 30일이다. 하루도 쉬지 않고 배달했다는 의미다. 배달 수행 건수 또한 평균 3133건으로, 하루에 100건 이상 처리하고 있다. 한 시간에 9~10개 배달을 처리한다고 가정해도 하루에 11시간 이상, 1주일로 환산하면 주 77시간의 노동이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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