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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도 힘든데 웃음까지 강요?” IT회사의 ‘황당’ 직원 실험
캐논의 중국 자회사 ‘캐논정보기술’이 최근 중국 전역 사무실에 설치한 웃는 얼굴만 인식하는 AI 카메라. [캐논정보기술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출근하는 것도 힘든데 웃는 것도 강제로?… 감정노동 부추기는 황당 실험.”

한 IT회사에 사용자의 ‘웃는 얼굴’만 인식하는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반드시 웃어야 자유로운 회사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웃는 얼굴이 아니면 업무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일각에선 ‘직원들에게 감정노동까지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캐논의 중국 자회사 ‘캐논정보기술’은 최근 중국 전역 사무실에 웃는 얼굴만 인식하는 AI 카메라를 설치했다.

해당 카메라는 직원들이 회의실 문을 열거나 예약해야 할 때 거쳐야 하는 장치로, 반드시 미소를 지어야만 출입 및 예약을 위한 ‘사용권한’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일본 캐논은 ‘웃음 인식기술’을 사내 관리도구의 구성요소로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중국 자회사에 시범적으로 설치한 것이다.

캐논 측은 이 시스템과 관련해 “모든 직원의 100% 행복을 확실히 보장하는 제도”라는 황당한 설명을 내놓았다.

[123rf]

중국 현지 언론에선 캐논이 중국 자회사에 웃음 인식 카메라를 설치한 배경에 ‘미국을 능가한 중국의 인공지능 특허 출원 건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선 AI기술력을 보유한 중국을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불편한 시선을 보낸다. 직원들이 업무상 필요한 사용권한을 얻기 위해 ‘가짜 미소’까지 지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감정노동까지 요구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직원 감시’는 심각한 수준이다. 직원들의 생산성을 측정하기 위해 AI와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는가 하면,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이용해 점심시간에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한다. 또 모바일 앱을 통해 직원들의 사무실 밖 움직임까지 추적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닉 스르니체크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는 마치 18세기 산업혁명 당시와 똑같이 기계를 앞세워 노동자들이 일 속도를 높이도록 압박하는 꼴”이라며 “기업 경영진은 ‘매니지먼트(관리)’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분별하게 AI를 도입하기보다 그들의 인권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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