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빨라진 미 연준 금리인상 시계, 다가오는 고통의 시간

미국의 금리인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고통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6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개최한 후 기준금리 동결(0.00∼0.25%)을 발표했다. 하지만 관심을 끈 건 금리인상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구체적이고 명백한 신호였다. 그동안 미 연준의 입장은 2022년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최근의 물가상승도 일시적 현상이라고 했다. 그게 불과 석 달 만에 2023년 인상이 거의 기정사실이 됐다. 그것도 두 차례 이상 실시되리란 전망이 대세다. 위원 18명 가운데 13명이 그런 생각이다. 심지어 당장 내년부터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의견을 가진 위원도 있다.

성장과 물가상승률이 애초 예상을 크게 넘어서고 있으니 조기 금리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다. 실제로 연준은 올해 미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3월 예상한 2.4%에서 3.4%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기존의 6.5%에서 7%로 올렸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아니더라도 금리에 영향을 줄 요인은 또 있다. 자산 매입을 축소해 돈 풀기를 멈추는 것이다. 이른바 ‘테이퍼링’이다. 지금도 미 연준은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이걸 멈추거나 줄이는 건 금리인상을 위한 도움닫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연준의 입장이 명확해지자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모두 떨어졌다. 국채금리는 치솟았고 달러가치는 높아졌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입장은 한국엔 시험문제 출제와 같다. 안 그래도 한국은행은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이 별로 없다. 시장의 충격을 줄일 선제적 조치를 위해선 국내 현실은 물론 해외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안전자산과 수익을 저울질하며 움직이는 달러의 급속한 유출은 환율에 치명적이다.

이제 국내외적으로 종이 울릴 시간만 남겨놓은 상태다. 이미 국내에선 4분기 금리인상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고 강 건너 불 보듯 했다가는 더 큰 피해를 본다. 기준금리가 0.25% 오르면 실세금리를 반영하는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폭은 적어도 0.5%다.

금리상승기엔 기업이든 가계든 정부든 각자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일이 있다. 부채를 줄이고 리스크 높은 투자를 자제하는 건 기본이다. 퍼주기는 더 안 된다. 전환기가 오히려 투자의 기회일 수도 있다지만 그건 특수한 일부의 얘기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