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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송영길 대표의 ‘소형 원전 유용론’, 탈원전 출구 삼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반성문에 가까웠다. 그는 민심이 ‘4·7 재보선에서 집값 폭등, 조세 부담 증가, 부동산 내로남불을 심판한 것’이라고 했다. 2030세대의 공정과 정의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청년을 21차례나 언급하기도 했다. “특정 세력에 주눅 드는 순간 민심과 유리된다”며 당내 주류인 친문 세력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취임 일성으로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꾸자”고 했지만 정작 쇄신의 스포트라이트가 ‘0선 30대 당수’를 배출한 국민의힘으로 향하는 데 따른 위기감의 발로였을 것이다. 여야가 민심을 잡기 위해 혁신경쟁을 펼치는 것은 정치선진화를 위해 좋은 일이다.

당심보다는 민심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는 송 대표가 이날 꺼낸 화두가 탈원전 도그마에 맞선 ‘소형 원전(SMR·소형 모듈 원자로)’이다. 그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 수소·원자력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에너지 믹스가 불가피하다”며 SMR를 대안으로 꼽았다. SMR는 한 용기에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을 모두 담은 일체형 원자로로, 대형 원전의 5분의 1에서 100분의 1 정도까지 다양한 크기로 지을 수 있다. 건설비가 저렴하고 원자로 전체를 큰 수조에 잠기게 할 수 있어 유사시 방사선 누출위험도 극도로 줄인 차세대 원전이다. 미국은 2029년까지 12기 건설을 계획 중이고 여기에 두산중공업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공동 건설하기로 한 원전도 SMR다. 빌 게이츠는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첨단 원전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형 원전에 힘을 실어야 하지만 당장 급한 것은 10% 공정에서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일이다. 이미 70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정부는 무려 48조원을 들여 신안 앞바다에 해상 풍력을 건설하겠다는데, 10조원을 들여 신한울 3·4호기만 완공해도 신안 해상 풍력 수준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달부터 월 200㎾h 이하 전력을 사용하는 910만가구가 전기요금을 월 2000원 더 부담하게 된다. 전기차 특례할인율도 50%에서 25%로 낮아진다. 원자재 가격에 전기료까지 오르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더욱 약해질 것이다. 정부는 아니라지만 민심은 이를 탈원전 비용청구서로 받아들인다. 원전 없이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여권은 송 대표의 ‘소형 원전 유용론’을 탈원전의 출구로 삼는 정치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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