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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속으로] 재판은 이겼지만, 국회 입법으로 사업 접은 ‘타다’ 사건
새로운 혁신 산업이냐, 불법 택시사업이냐…초기부터 논쟁
김앤장, 율촌 대형로펌 선임 방어 나선 타다
“전통적 택시 개념에 사로잡힌 법률해석 해 기소한 것”
1심 무죄 받았지만 국회 법 개정으로 사업 불허
8월 19일 항소심 결론나지만 사실상 큰 의미 없어져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혁신을 꿈꾸는 사람들이 법에 따라 운영했는데도 법정에 서고 유죄를 선고 받는다면 더는 혁신을 꿈꾸는 사람이 없어질까봐 두렵다.”

‘불법 콜택시’ 논란에 휩싸여 재판에 넘겨진 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이같이 말했다.

초단기 렌터카사업인지, 변형된 불법 택시사업인지 논란이 벌어졌던 승차 공유 플랫폼 ‘타다’ 사건이 항소심 결론을 앞두고 있다. 기소 당시부터 현행법 위반이라는 택시업계의 주장과, 새로운 사업 모델을 이해하지 못한 무리한 법 적용이라는 주장이 공존했던 사건이다. 1심에서 타다 측을 변호한 법무법인 율촌의 표정률 변호사는 “현행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진 기술혁신의 결과물이 함부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변호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에서 타다 측은 서비스의 본질은 택시와 같은 여객 운송사업이 아닌 ‘렌터카 대여 및 운전자 알선’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여객운수법 시행령을 통해 11~15인승 승합자동차을 빌리는 경우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 예외 조항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사업의 존폐가 달린 재판인 만큼 타다도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중량감 있는 변호인을 대거 선임했다. 지금은 쿠팡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강한승 변호사를 비롯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의 안정호 변호사 등이 투입됐다. 율촌에서도 최동렬 변호사를 필두로 윤정근, 이재근, 표정률 변호사 등이 선임됐다. 대부분 송무경험이 많은 판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들이다.

1심에서 변호인들은 여객자동차법의 개정 경과와 목적, 취지 등을 면밀히 분석해가며 재판부를 설득했다. 입법당시에는 유사 택시영업의 위험성이 높은 행위에 대한 규제였다가 차량 공유 활성화와 규제 완화 차원에서 예외가 확대된 점 등을 근거로 들며 차량공유 경제에 기반한 타다 서비스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표 변호사는 “구체적인 서비스 구현 내용을 살펴보지 않고 전통적인 택시 개념에 사로잡혀 타다 측에 불리한 법률 해석을 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고, 법 테두리 내의 혁신마저 저해하게 되어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타다는 서비스 제공 전부터 로펌의 법률자문을 받고 국토교통부에서도 위법성에 대해 부정적 논의나 행정지도가 없었다는 점 등을 주장했고 이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타다 서비스는 이용자가 직접 운전 없이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분 단위 예약 호출로 쏘카가 알선한 타다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승합차 임차 계약”이라는 법원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재판 결과와 별개로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국회가 여객운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타다 서비스는 사실상 중단됐다. 개정 법은 11~15인승 차량을 빌릴 때는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 장소를 공항 또는 항만으로 해야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했다. 분 단위 차량 임차 서비스인 타다를 겨냥해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다.

타다 사건 항소심 선고일은 8월 19일이다. 유·무죄 판단과 무관하게 사업이 사실상 종료된 상황에서 항소심은 율촌이 빠지고 김앤장법률사무소만 변호를 이어가고 있다. 변호사업계에서는 입법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1심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입법을 통해 신산업 진출이 막힌 것을 두고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디지털 혁신의 시대에 이러한 사전규제와 행정형벌은 국민의 창의적인 기술혁신을 가로막고 디지털 경제전쟁에서 패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미국·중국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이들 산업의 플랫폼을 장악하고 우리 나라의 국부와 데이터를 지배할 것이다. 미래가 암울하다”고 비판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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