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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붕괴사고’ 재개발조합원들도 “희생자 모르지만 죄의식”[촉!]
학동 재개발조합원들·주민들, 합동분향소 찾아 잇단 조문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고라서 마음 아파…진상규명해야”
지난 11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재개발현장 철거 건물 붕괴 사고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조문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벌어진 건물 붕괴 사고에 해당 재개발조합원들도 속속 추모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희생자들을 잘 모르지만 죄의식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해당 재개발조합원인 임모(70) 씨는 지난 11일 오후 광주 동구청 앞에 차려진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임씨는 “희생자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조합원으로 일한 구역에서 일어난 사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파서 찾아왔다”며 “죄의식마저 느낀다”고 참담해 했다.

이어 “누구나 사고 현장을 지나갈 수 있었다”며 “누구나 (사고를)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임씨와 함께 조문하러 온 남편 양모(73) 씨도 “사고 소식을 듣고 내가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사고 소식을 접한 모든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특히 양씨는 “조합원으로서 감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철거 과정에서 시와 정부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참사를 피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분들에게 최대한 대책과 보상이 이뤄져야 하고, 조사를 통해 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동 재개발조합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도 사고 이후 조합원으로서 안타깝다는 글들이 여러 건 올라왔다. 안전 수칙을 제대로 준수하도록 조합에서 더 나서서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몸이 불편하더라도 한달음에 달려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고모(70) 씨와 초등학생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던 유점순(72) 씨는 이날 친구를 보내기 위해 전남 담양군에서 분향소까지 왔다고 했다.

유씨는 갑작스러운 비보를 믿을 수 없다는 듯 한 시간 가까이 친구의 영정 사진 앞에서 서 있었다. 친구의 뺨을 어루만지듯 사진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아이고 어떡해”, “불쌍해서 어떡해” 하며 슬픔에 잠겨 오열했다.

유씨는 “하루라도 전화를 안 하면 안 될 정도로 친한 친구였다”며 “병원에 있는 남편에게 매번 반찬을 해 갖다 줄 정도로 매우 심성이 고왔다. 슬하에 삼남매도 잘 키우고 건강하고 젊게 살았는데 이런 일이 터졌다”며 가슴 아파했다.

비가 내리던 지난 10 일 밤, 자정이 다된 시각에 전동 휠체어를 타고 아버지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시민도 있었다. 이모 씨는 “마음이 너무 짠해서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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