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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는 죽고 사는 문제 ‘바벨’외 신간다이제스트

▶바벨(가스통 도렌 지음, 김승경 옮김,미래의창)=아프리카에는 수많은 언어가 존재하지만 사실상 공용어는 없다. 아프리카인들은 2,3개의 언어를 너끈히 구사한다. 이들이 언어에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경제·정치적 환경이 그런 다중언어자로 만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 20개의 언어 탐사에 나선 저자는 각 언어의 구조를 비롯, 문화, 역사, 사회를 아우르며 언어제국의 이면을 살펴나간다. 20개 언어가운데는 최근 애정을 가지고 배우기 시작한 베트남어를 비롯, 한국어, 타밀어, 터키어 등의 언어도 들어있다. 이들 언어의 역사에 핏빛 전쟁과 저항의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문화·지리적 배경이 다른 데서 탄생한 외국어는 고유의 발음구조와 어순, 어휘들로 배우기 어려울 수 밖에 없지만, 저자에 따르면, 20개 언어 가운데 가장 어려운 ‘괴짜 랭크’ 1위는 독일어다. 프랑스어가 매력적인 언어로 사랑을 받는데는 1671년 프랑스 문법학자인 도미니크 부우르 주교의 찬사가 일조했다. 부우르 주교는 각 언어의 특징을 묘사하며, 아시아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고, 독일인은 툴툴거리며, 스페인사람들은 소리지르고, 영국인들은 휘파람을 분다며, 프랑스인들만이 제대로 말을 한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언어에 대한 저자의 이해와 애정어린 탐색은 아름다운 소통의 모습으로 공감을 준다.

▶금융도둑(그레이스 블레이클리 지음,안세민 옮김,책세상)=“지금 우리는 금융 주도 성장이 최후의 발악을 하는 시기에 살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그레이스 블레이클리는 자본주의 경제모델이 무너지고 있지만 새로운 모델은 등장하지 않은 혼돈 속에서, 1%가 그나마 남아있는 99%의 것을 바닥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2008년 금융위기는 금융 주도 성장의 종말을 알리는 사건으로 불린다. 부채가 개인의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고, 기업이 재화와 서비스보다 주식가격과 차입, 환율과 금리에 좌우되는 금융화는 코로나 상황을 지나면서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글로벌 금융부터 신자유주의와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기업과 가계의 금융화가 진행되는 과정을 찬찬히 살펴나간다. 특히 1979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까지 금융부문이 부동산시장을 지배하면서 주택이 투기자산화 하는 과정은 남일 같지 않다. 금융주도 성장의 폐해는 특히 불황일 때 두드러진다. 부자들은 더 혜택을 보는데, 그 혜택이 보통 사람들의 희생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트리클 다운’에 견줘 ‘트리클 업’ 현상이라고 부른다. 자본주의를 넘어선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저자는 소매은행과 투자은행 분리, 금융 시스템에 대한 규제 강화, 공공 소매 금융의 활성화 등을 제시한다.

▶ 음식의 영혼, 발효의 모든 것(샌더 엘릭스 카츠 지음, 한유선 옮김, 글항아리)=이 시대 최고의 발효전문가가 쓴 발효에 관한 모든 것을 집대성한 ‘발효의 바이블’. 뉴요커인 저자는 1993년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테네시주 캐넌 카운티의 시골마을에 정착한 뒤, 사워크라우트의 맛에 매료돼 발효의 세계에 깊이 빠져든다. 이웃으로부터 발효 음식을 소개받고, 세계 각지에서 세미나를 통해 만나고 발견한 수많은 발효기술과 음식들은 방대했다. 다양한 채소와 술, 탄산음료, 우유, 여러 곡물과 땅속 작물, 맥주, 콩, 씨앗, 육고기, 달걀까지 여러 재료들의 발효과정과 기법, 상거래 등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즈음, 발효의 이점은 눈길을 끌 만하다. 무엇보다 미생물은 여타 수많은 박테리아의 성장을 막거나 밖으로 내쫒는다. 살모넬라, 대장균, 리스테리아, 파상풍균처럼 음식에서 발생한 병원균의 생성 가능성을 줄여주거나 살아남지 못하도록 한다. 특히 호흡기 점막의 면역력을 조절하는데 미생물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음식을 보존, 영양가를 높여주고 소화흡수를 돕는다. 저자는 발효에 대한 탐구와 사색을 이어가며 문화로서의 발효에 주목한다. 발효음식의 부활은 공동체의 부활을 의미한다. 동네에서 나는 작물로 발효음식을 만들고 이웃과 나눠먹는 친환경 로컬푸드 운동과 연결된다. 수많은 발효기법과 발효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세세하게 일러주며, 사워크라우트와 요구르트 등을 간단하게 만드는 법도 소개해 놓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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