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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투기 의혹 의원 12명 내친 與...野가 응답할 차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 전수조사에서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이 제기된 소속 의원 12명 모두에게 출당과 탈당 권유 등 강력 처분을 내렸다. 권익위가 익명으로 보호한 해당 의원들의 실명과 의혹 내용까지 스스로 공개하면서다. 권익위의 명단 통보 후 하루 만에 해당 의원들의 해명·소명도 듣지 않은 채 내린 전격적 결정이었다. 여기에는 ‘86세대’의 상징적 인물로 송영길 대표와 가까운 우상호 전 원내대표도 포함됐다.

투기 의혹만으로 12명의 의원을 한꺼번에 내치는 것은 정당사에 전례를 찾기 어렵다. ‘제 식구 감싸기’로 의석 수 지키기에 급급하던 이전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면모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원인인 부동산 실정과 LH 사태, 남의 눈의 티는 보면서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내로남불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는 몸부림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표현대로 “죽비로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든 것”이라면 긍정적이다.

12명의 의원이 받는 혐의는 부동산 명의신탁, 업무상 비밀 이용, 농지법 위반 등 세 가지다. 하나같이 억울함을 호소한다. 실제로 김한정(업무상 비밀 이용)·양이원영(농지법 위반) 의원은 같은 혐의에 대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우상호 의원은 “해당 토지의 매입은 어머니 사망으로 묘지를 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고 구입 이후 성실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강제 직접 조사권이 없는 권익위의 전수조사 결과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권익위로부터 조사 결과를 이첩받은 특수본이 흑백을 가려줘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엄단해야 하지만 ‘마녀사냥’의 폐해도 경계해야 한다.

이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응답해야 할 차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대한 권익위 조사 결과를 ‘셀프 조사’ ‘면피성 조사’라고 깎아내리면서 자신들은 중립성이 높은 감사원에 의뢰하겠다고 한다. 민주당 출신 전현희 전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권익위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주장이 논란인 것은 감사원법상 국회 소속 공무원들은 법원 및 헌법재판소와 함께 감찰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데 있다. 정의당이 “국민의힘이 감사원법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꼼수’와 억지를 부린다”고 논평한 이유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야가 동의하면 ‘원 포인트 입법’으로 가능하다고 하지만 공연한 분란만 일으킬 뿐이다. 국민의힘에 덧씌워진 ‘부자당’이라는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라도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11일 선출될 국민의힘 대표가 이 문제를 당 혁신의 바로미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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