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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폰 없으니 아이폰 가격 되레 인하?” 울며겨자 ‘밀어주기’ [IT선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LG폰 철수로 신제품이 크게 준 상황에서 ‘아이폰’의 인기가 높기 때문에 소위 잘나가는 스마트폰을 밀어줄 수밖에 없다. 부담이 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아이폰 지원금을 올리는 것이다.”(통신업계 관계자)

‘요지부동’이던 애플 아이폰의 공시지원금이 최근 잇따라 인상됐다. 가장 최신작인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아이폰SE 2020’, ‘아이폰11’ 시리즈 등 제품도 다양하다. 출시된 지 2년 미만의 애플 스마트폰 지원금이 상향조정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이전과 다른 양상에 ‘콧대 높던’ 애플의 기조가 바뀐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달리, 통신사와 협의를 통해 함께 부담하는 공시지원금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 신제품 공백기 속 높은 아이폰 인기 탓에 통신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지원금을 싣고 있다.

LG휴대폰의 철수도 결국 통신사들에 부메랑이 됐다. LG폰 철수로 신제품이 줄었고, 삼성과 애플의 의존도만 더 커졌다. 통신사로서는 삼성에 비해 ‘콧대’가 훨씬 높은 애플 아이폰에 더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통신 3사는 최근 애플 아이폰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연이어 인상했다. 이달 3일 SK텔레콤과 KT는 ‘아이폰SE 2020’ 공시지원금을 최대 33만원(KT 기준)까지 올렸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아이폰SE 2020'. [애플]

SK텔레콤은 기존 3만4000~10만8000원이던 지원금을 25만~28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3만5000~8만2000원이던 KT의 지원금도 19만8000~33만원으로 대폭 올랐다.

이번 인상으로 실구매가는 출고가(53만9000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시지원금에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까지 고려하면 현재 18만2500원(KT 월 6만9000원 요금제 기준)에 ‘아이폰 SE 2020’(64GB)을 구매할 수 있다.

‘아이폰SE 2020’은 애플의 최신 보급형 아이폰 모델로, 지난해 5월 출시됐다. 이달 1일 LG유플러스가 ‘아이폰11 프로’ ‘아이폰11 프로 맥스’ 모델의 출고가 인하 및 지원금 상향을 진행했다.

'아이폰11 프로 맥스'. [애플]

137만5000원이던 ‘아이폰11 프로’(64GB) 출고가는 95만7000원으로, 152만9000원이던 ‘아이폰11 프로 맥스’(64GB) 출고가는 97만9000원으로 대폭 내렸다.

공시지원금도 ‘아이폰11 프로’(64GB), ‘아이폰11 프로 맥스’(64GB) 모두 기존 6만6000~14만3000원에서 30만~40만원으로 조정됐다. 128GB, 256GB 모델도 일제히 출고가가 인하되고, 공시지원금이 올랐다.

가장 최신작인 ‘아이폰12’ 시리즈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 3월 LG유플러스는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 지원금을 인상해 관심을 모았다. 출시된 지 6개월도 채 안 된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상위 모델의 지원금이 변동된 건 유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지난해 10~11월에 걸쳐 출시됐다.

'아이폰12 프로'. [애플]

저장용량과 관계없이 기존 8만7000~22만9000원이던 공시지원금이 22만2000~43만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실구매가는 88만원대(아이폰12 프로 128GB 기준)까지 떨어졌다.

앞서 SK텔레콤과 KT도 지난해 12월 ‘아이폰12 미니’에 대한 지원금을 인상한 바 있다. 출시된 지 약 2개월 만의 조정이었다.

그간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출시 1년이 지나도 공시지원금이 변동되지 않았던 사례가 대다수였다. 심지어 최신작이 나온 후에도 전작의 지원금 인상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와 정반대되는 행보를 보여 ‘콧대 높던’ 애플이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이는 애플의 정책이 아니다. 애플은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와 달리, 공시지원금에 대해 일절 분담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책정되는 공시지원금은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통신사가 함께 부담한다. 그러나 애플은 이와 달리, 공시지원금을 사실상 전혀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 애플 스토어. 박지영 기자/park.jiyeong@

최근 잇따른 아이폰에 대한 지원금 인상은 여전히 통신사들이 오롯이 부담하는 형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을 일절 부담하지 않는 애플의 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오지 않는 요즘의 ‘공백기’에서 기존 단말기로 시장을 공략하다 보니 전략적으로 지원금을 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도 “LG 철수로 삼성, 애플 의존도가 더 커졌다”며 “지원금 부담에도 애플 아이폰이 ‘더 귀하신 몸’이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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