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에 입장, 인사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문제에 대해 “수많은 청년에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며 전격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그동안 조 전 장관을 엄호·옹호해온 친문·친조국 성향의 강성 당원들은 권리당원 게시판 등에서 송 대표의 탈당 또는 사퇴, 탄핵을 촉구하는 등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오후 현재 민주당 권리당원 온라인 게시판에는 송 대표의 사과를 비난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 당원은 “조국 전 장관이 뭘 잘못했길래 송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이냐. 민주당에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고 썼고, 다른 당원은 “조국 만큼만 정의롭고 깨끗할 수 있느냐. 당 대표씩이나 되는 사람이 무엇이 정의이고 진실인지도 모르고 줏대없이 사과부터 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의 사퇴나 탈당을 넘어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빗발치고 있다.

“민주당이 살 길은 송영길을 탄핵하는 것”이라거나 “송영길은 민주당의 배신자”, “누가 당 대표 탄핵절차 좀 올려 공유해달라. 탄핵하자” 등과 같은 내용이다.

권리당원 게시판뿐 아니라 친여(親與)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 등에도 “송 대표의 사과가 부적절했다”며 분노한 강성 지지자들이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서초동 촛불집회에 나섰던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 문제에 대한 사과를 자신까지 부정당하는 것으로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송 대표가 조국 사태 사과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심경청 프로젝트 보고회가 열리기 전부터도 송 대표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하며 “반대 의견 전달을 하자”는 글이 강성 당원들 사이에서는 돌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반발은 송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충분히 예상해온 부분이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송 대표 입장 발표 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렇다고 강성 지지층 2~3만명만을 보고 대선을 치를 수는 없지 않느냐”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송 대표의 사과를 평가절하하며 즉각 공세에 나섰다.

김예령 대변인은 “보궐선거로 민심을 확인한 지 두 달이 다 돼서야 송영길 대표가 뒤늦게 사과했다”며 “송 대표의 사과 역시 ‘영혼’이 없었다. 국민에 대한 존중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송 대표는 조 장관의 의혹이 ‘딱히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회고록 또한 ‘반론 요지서’ 쯤으로 이해한다고 하니, ‘가슴아프다’, ‘정치적 희생양’, ‘귀양 간 죄인’ 운운하며 자기변명과 궤변의 연장선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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