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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쇼핑 ‘대박’에도 웃지 못하는 특급호텔, 왜? [언박싱]
1시간 방송에 8000~1만실 ‘완판’
집객력 좋지만…20% 수수료 ‘부담’
라방은 가격장벽·동시접속 수 한계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 1. 라한호텔그룹이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현대홈쇼핑에 출격했다. 자사 보유 호텔 중 최상위 브랜드인 ‘라한셀렉트 경주’ 패키지를 판매하기 위해서다. 라한호텔그룹은 이날 방송 1시간 동안 총 8123개의 객실을 판매, 12억5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 2. 같은 날 CJ온스타일에서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하얏트 제주’ 객실 패키지가 방송됐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최근 홈쇼핑을 통해 높은 판매고를 올린 특급 호텔 중 하나로, 이번 방송에서도 8478실이 판매됐다. 제주 드림타워가 올해 여섯 차례의 홈쇼핑방송을 통해 판매한 객실은 총 4만7100실이나 된다.

국내 특급 호텔들이 최근 주요 판매채널로 홈쇼핑을 선택하면서 연일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 번의 방송으로 최소 5000실, 최대 1만실까지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 백신 접종의 확대와 함께 ‘보복소비심리’까지 더해지면서 홈쇼핑으로 호텔 패키지를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난 덕이다. 하지만 특급 호텔들이 홈쇼핑 대박을 두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로 높은 수수료율 때문이다.

평균 수수료 매출의 20%…수익 내기 어렵다
제주 노형동에 있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 리조트. [롯데관광개발 제공]

2일 호텔업계 등에 따르면, 특급 호텔들이 홈쇼핑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업체별 계약사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매출의 20%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특급 호텔들이 홈쇼핑방송으로 판매하는 객실이 5000~1만실 정도이고, 관련 매출이 10억~15억원가량임을 고려하면 한 번 방송으로 1억5000만~3억원가량을 홈쇼핑사에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첫 홈쇼핑 데뷔로 1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라한호텔그룹을 예로 들면, 라한호텔이 업계 평균 수준으로 홈쇼핑사에 수수료를 지급했다면 2억5000만원 내외를 수수료 명목으로 냈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호텔에 사람이 늘어난 만큼 호텔의 수익성도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수수료 명목으로 매출의 20%가 비용으로 지출되는 상황에서 홈쇼핑사의 요구에 따라 식음료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패키지상품에 더하다 보니 수익 내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쇼핑에 한 번 나오게 되면 호텔 홍보 효과가 상당한 데다 집객 효과도 뛰어나다 보니 고비용에도 홈쇼핑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에 나와 ‘완판 호텔’이 되면 홍보는 물론, 매출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며 “수익과 상관없이 홍보가 필요한 신규 오픈 호텔이나 리뉴얼 오픈 호텔들이 주로 홈쇼핑 채널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라방은 ‘집객 어렵고 기대 가격 낮아’

일부 호텔은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라이브방송(이하 라방)’으로 옮겨 타는 경우도 있다. 라방 수수료는 매출의 3~5% 수준으로, 홈쇼핑의 4분의 1 정도밖에 안 돼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라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라방은 동시 접속자 수가 1000명 내외, 많아야 1만명 정도인 데다 주 시청자층이 10~20대로 젊다 보니 가격대가 조금만 높아도 판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라방에 나오는 호텔 패키지상품들은 홈쇼핑과 달리, 조식이나 부대시설 혜택 등을 빼고 객실만 구성해 10만원대로 맞추는 경우가 많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200~300실 규모의 중소형 특급 호텔의 경우 라방을 활용하면 500실 정도 금방 판매할 수 있어 활용하기 좋다”면서도 “1000실 이상 대규모 특급 호텔들은 라방으로 원하는 만큼의 객실 판매가 힘들고 ‘가격 다운’의 압박도 있어 라방을 적극 활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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