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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현상’ 바라보는 與 “놀랍고, 부럽고, 무섭다” [정치쫌!]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선거 ‘돌풍 현실화’
與 의원들 심경 복잡…경계에 “부럽다” 평가 우세
정청래 “나쁠 것 없다…국민의힘 사라질수” 전망
지난 28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열린 핵심 당직자 간담회에서 당권주자인 이준석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준석 돌풍'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2030세대의 민심 이반을 달래기도 전에 청년 정치인이 제1 야당의 '얼굴'이 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젊은층 표심이 더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국민의힘 예비경선 결과, 이준석 당 대표 후보는 합산 득표율 41%로, 2·3위인 나경원(29%) 주호영(15%) 후보와 상당한 격차를 보인 1위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일반국민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한정)에서 절반이 넘는 51%를 얻어 2위 나경원 후보(26%)를 크게 앞섰고, 당원 조사에서는 나 후보(32%)에게 1위를 내줬지만 단 1% 포인트 뒤진 2위(31%)로 선전했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얻은 득표를 본경선 룰(당원투표 70%·일반국민 여론조사 30% 반영해 합산)에 적용해도, 이 후보는 합산 득표율 37%로 나 후보(30.2%)를 7% 포인트 가량 앞선다는 계산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준석 돌풍'이 꿈이 아닌 현실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를 바라보는 민주당 내부의 위기감도 커져가고 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이준석 돌풍은 정말로 놀라면서 보고 있다"며 "한편에서 부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무서운 현상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복잡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강 최고위원은 이어 "과연 이준석 씨가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된다면 대한민국 정치가 어떻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생각도 해보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같은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준석 돌풍에 대해 "긴장으로 볼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사회의 분명한 하나의 현상이라고 직시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권 주자 입장에서 이준석 돌풍을 일시적인 바람이 아닌, 하나의 '현상'으로 이미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반응은 친문(親文) 의원과 비주류 소장파 의원을 가리지 않고 외부로 표출되고 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전재수 의원은 지난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굉장히 부럽다. 되게 역동적이고 왠지 좀 생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그런 보는 즐거움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전 의원은 이어 "한편으로는 속도 좀 쓰린 측면도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여야를 떠나 오늘날 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이준석 현상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당 쇄신파 비주류인 조응천 의원도 같은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국민의힘이 언제 저렇게 정말 괄목상대해졌을까. 정말 놀랍고 부럽다"고 놀라움과 부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그동안 좀 보수적이고 고루하고 또 포마드 바른 아저씨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오히려 지금 우리보다 훨씬 더 젊은 정당, 변화한 정당으로 이미지가 돼가고 있다"면서 "우리도 빨리 그렇게 바뀌지 않으면 뒤처지겠다"고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은 다른 결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 2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준석 당 대표가 되는 게 우리로서는 나쁠 것 하나도 없다"며 "이준석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온데간데없이 가뭇없이 또 사라질 수도 있겠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현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가 당 밖에 있는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청년 정치인이 당 대표가 되면 오히려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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