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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상담 40%가 코인 관련”…가상자산 중독에 깨지는 가정 [촉!]
가상화폐 관련 중독 상담 전년比 58% ↑
“월평균 가상화폐 관련 이혼상담 20여건”
“가상화폐 중독, 혼자 힘으론 해결 어려워”
[123rf]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 1.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남편과 이혼했다. 남편의 가상자산 중독 때문이다. A씨의 남편은 대출은 물론 퇴직금까지 미리 받아 2억원의 자금을 만들어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폭락으로 큰 손실만 남겼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남편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결국 이혼을 선택했다.

# 2. 30대 직장인 B씨는 아내와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 아내가 자기 몰래 가상자산에 투자해 1억 5000만원에 달하는 돈을 잃은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아내가 투자한 돈은 B씨의 부모가 물려주신 돈도 포함돼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중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큰 한방’을 노리는 방식이 도박 중독과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가상자산 중독으로 가정이 깨지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이혼 상담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혼소송에서 많게는 약 40%가 가상자산과 관련 있다.

법무법인 라온 소속 양나래 변호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의 없었던 가상자산으로 인한 이혼 비중이 최근 점차 늘어가고 있다”며 “가상자산 관련 이혼 상담이 10건 중 4건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로우미 소속 김기창 법무사도 “월 20여건의 가상자산 관련 이혼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자산이 최근 이혼 상담의 주요 내용으로 부상하는 것은 가상자산 투자의 중독성이 커 일상 가정생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26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KCGP)에 따르면 올해 1~4월 가상화폐를 포함한 금융자산거래 중독 상담 건수는 495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센터는 가상화폐 상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수치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중독자 대부분은 20~40대로, 가장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전체 상담자 중 30대가 40%를 차지했다. 이어 40대가 27%였으며, 20대가 15%로 뒤를 이었다.

황선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예방부장은 “가상화폐 투자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준으로 몰입하면 도박 중독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며 “중독이 되면 혼자 힘으로는 과몰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황 예방부장은 “코인 투자를 하기 위해 돈을 빌리거나 주변인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코인으로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추격 매수를 하는 등의 행동 등을 하면 가상화폐 중독을 의심해 전문가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주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중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가상화폐를 하는 것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개인이 아닌 주변의 도움으로 가상화폐 중독을 해결해야 한다. 또 정부나 시민사회에서 가상화폐 중독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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