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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 젠더갈등은 ‘생존싸움’…“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 시급” [촉!]
청년 10명 중 1명 300만원 이상 월급받아
“일자리 경쟁 줄어야 젠더 갈등도 줄어”
“정치권, 깊이 있는 고민 않고 ‘젠더 갈등’ 끌어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구인·구직 만남의 날 취업성공 일구데이' 행사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MZ세대의 젠더 갈등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들이 기존 세대보다 일자리 부족 등 ‘생존경쟁’에 내몰렸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청년세대 젠더 갈등도 풀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청년들이 생존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남성과 여성 서로를 이해할 여유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월 300만원 이상, 대기업에 준하는 월급을 받는 청년들은 10명 중 1명”이라며 “기존 세대에선 일자리가 비교적 넉넉했지만 지금은 서로가 한정적인 자리를 놓고 싸우게 만드니 성별이 서로를 돌아보고 입장을 이해할 틈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MZ세대는 기존 세대로 흡수되지 않고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청년들은 ‘내가 아무리 노력했는데도 집도 없고 취업도 못 하고 결혼도 못 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누구의 탓인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자신이 최선을 다했는데도 박탈감을 느낄 때 자신이 속한 집단과는 다른 집단, 예를 들면 ‘남성이면 여성’, ‘MZ세대면 기존 세대’ 등으로 분노가 향한다”고 설명했다.

MBC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하는 최 교수는 개그우먼 박나래 씨의 성희롱 논란을 두고 “집단적 분노 표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남성들은 성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할 발언권을 가졌고 이 같은 발언권이 여성들에게는 암묵적인 폭력으로 다가와 이를 제재하고 개선하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반면 여성들은 성적으로 억눌려 있다가 이에 대해 개방적인 표현을 장려하자는 흐름과 맞물려 남성들이 불공평함을 느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의 ‘안티 페미니즘’ 논란 등 정치권까지 젠더 갈등을 의제로 끌고 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궐선거 이후 표심용”이라고 꼬집었다.

구 교수는 “깊이 있는 고민을 하고 내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며 “대승적으로 시선을 끌어보겠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도 군대에 가게 해야 한다’는 얘기는 황당하다”며 “군복무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하지도 않았고 그럴싸한 시각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4·7 보궐선거 이후로 청년들이 주요 표심으로 등장하니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는 수준의 차원에서 발언을 한다”고 덧붙였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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