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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가 구글·애플 자체심의…中게임 동북공정 못 막는다

청나라 황실 배경 중국 모바일게임에 등장한 의복을 두고 ‘한복’ 동북공정 논란이 일었던 후궁의 법칙 [‘후궁의 법칙’ 캡처]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정치권이 중국 게임 ‘동북공정’ 방지 법안을 내놨지만, 정작 이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여야 의원이 제출한 동북공정 방지 법안들의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모두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주축이 돼 게임이 유통되기 전 거치는 등급분류 과정서 동북공정 요소를 판별해 막는 걸 골자로 한다. 그러나 정작 국내 유통되는 게임의 절대다수(99%)는 게임위가 아닌 구글·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를 통해 등급분류를 받고 서비스되고 있다. 사실상 대부분 게임이 해외사업자를 통해 유통되는 만큼 법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17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된 신작 게임은 29만 3471건이다. 이 중 99.44%(29만 1828건)는 구글·애플 등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통해 등급분류를 받고 국내 서비스됐다. 게임위를 통해 등급분류를 받은 건 1045건, 나머지 598건은 게임콘텐츠등급위원회를 거쳤다.

국내서 게임이 출시되기 위해선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콘텐츠등급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9개 자체등급분류사업자(구글,애플,원스토어,삼성전자,소니,오큘러스브이알코리아,카카오게임즈,마이크로소프트,에픽게임즈) 중 게임사가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99%에 해당하는 대부분 게임들은 양대 앱마켓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을 통해 등급 분류를 받고 있다.

힌복 논란으로 국내 서비스 종료했던 ‘샤이닝니키'에 출시됐던 한복 아이템 모습 [샤이닝니키 캡처]

정작 법안은 게임 등급분류의 1%도 채 되지 않은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동북공정 방지를 내세우고 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임물 등급분류 시 사행성 여부뿐만 아니라 ▷역사 왜곡 ▷미풍양속 저해 ▷과도한 반국가적 행동 ▷범죄·폭력·음란 등의 여부에 관해서도 확인토록 규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게임물관리위원 자격으로 ‘역사’ 분야를 추가하는 내용의 게임산업 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게임진흥법 제32조에는 ‘반국가적인 행동을 묘사하거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함으로써 국가의 정체성을 현저히 손상시킬 우려가 있을 경우’ 게임 유통을 막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정작 게임물관리위원회에는 역사 왜곡을 판별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는 만큼 이를 보완해 기존 법안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선 사실상 국내 게임 99%가 애플·구글 등 해외사업자를 통해 등급분류를 받는 상황에서 ‘무용지물’이란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앱 마켓 사업자는 게임 개발사가 스스로 평가한 게임의 선정성, 폭력성, 사행성 등에 따라 등급을 분류한다. 사실상 제작사가 스스로 이용 등급을 평가하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애플이나 구글은 국제 등급 체계를 통용한다”며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국내 특성을 반영할 수 있지만, 결국 등급분류 심사 자체도 게임사가 스스로 매기기 때문에 한계가 뒤 따른다”고 말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승수 국민의 힘 의원 측은 법안으로 동북공정을 막기엔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만 동북공정 거세지는 상황서 이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라며 취지를 밝혔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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