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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리가격도 사상 최고치…제조업 직격탄
10일 LME 전기동 가격 1만724달러
인프라 투자, 친환경 전략에 수요 급증
중소업체 중심으로 원가 부담↑
중국 제련업체 파상공세에 제련 수수료는 하락세
국제 경기에 민감한 구리가격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LS니꼬동제련의 온산 제련공장. [LS니꼬동제련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글로벌 경제 회복이 가속화하면서 경기 상황에 민감한 구리 가격이 연일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여파로 구리 수요가 높은 제조업계의 부담이 커지면서 제련업계 역시 중국의 덤핑 공세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이달 10일 전기동(銅) 현금거래 기준 가격은 톤(t) 당 1만724.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가격이 7918달러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4개월여 만에 35% 가량 가격이 오른 것이다.

전기동은 순도 24~25%의 동 정광을 전기분해해 전선이나 인쇄배선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99.8% 이상으로 순도를 높인 구리를 말한다.

구리 가격이 급속도로 치솟는 것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각국이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건설과 전력 시설 등에 사용되는 구리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탈탄소화 계획에 박차를 가하는 것 역시 구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약 4배의 구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업계의 구리 사용량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5년 뒤에는 자동차 생산에 현재의 5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구리 가격이 t당 1만5000달러 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구리 가격 상승은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뿌리 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구리를 대량 소모하는 전선업계나 동박업계의 경우 수출 물량이나 해외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연 기준으로 계약을 해 구리 가격 상승에 대비해왔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LS전선이나 대한전선 등 대기업의 경우 제품 판매 가격을 구리 가격에 연동하는 '에스컬레이션Escalation)' 조항을 계약에 삽입해 구리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지만 중소업체의 경우 수주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고 물량도 적어 구리 가격 상승이 큰 부담"이라고 전했다.

동 광석을 제련해 전기동을 생산하는 LS니꼬동제련 등 제련업체는 제품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구리 제련 수수료는 원재료의 품질에 기반해 광산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계약 건수 별로 제련 수수료를 정하기 때문이다. 전기동 가격에 따라 매출은 늘어날 수 있지만 수익성은 함께 오르지 않는 구조다.

게다가 최근 몇년 간 생산능력을 크게 늘려온 중국 제련업체들이 제련 수수료를 낮게 부르며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700만t 규모였던 중국 구리 제련 능력은 지난해 1000만t으로 늘었고 오는 2023년에는 1100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제련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프리미엄 급 광석의 공급은 제한돼 있는데 중국 업체들이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마트 팩토리 등 기술 격차를 무기로 장기계약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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