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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매니얼’ 입맛 잡은 식품업계...1분기 매출 ‘호호’
예전 세대 즐겨먹던 복고과자 인기
SPC삼립·오리온 등 때아닌 특수

30~50년 전통의 빵이나 과자 제품이 재조명되면서 식품업계의 호실적으로 연결돼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도 이렇다 할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지만, 옛 정취를 선호하는 일명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합성 신조어)들이 예전 세대들이 즐겨먹던 음식들을 찾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스테디셀러 제품들이 때아닌 인기를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SPC삼립의 비결은 바로 올해로 출시된 지 51년째 되는 삼립호빵 덕분이었다. 호빵이 올 겨울~봄 시즌에만 1억4000만개 가량 팔리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올해 1월은 다른 해에 비해 2배 이상 판매되면서 호빵의 1분기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더 팔렸다.

덕분에 호빵 실적이 포함되는 SPC삼립의 베이커리 부문 매출이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5.2% 증가해 두자릿 수 신장률을 나타냈다. 호빵의 선전으로 SPC삼립의 전체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늘어난 6525억원을, 영업이익은 52.9% 늘어난 104억원을 기록했다. 호빵은 20~30년 전만 해도 겨울만 되면 제품을 사려고 엄마 손을 이끌고 슈퍼마켓에 갔던 기억이 누구나 있을 정도로 익숙한 제품이지만, 사실 제과·제빵 업체의 주요 타깃 소비자인 1020에게 호빵은 낯설 수 있다. 하지만 SPC삼립이 지난해부터 이천쌀 호빵, 공주밤 호빵, 사천짜장 호빵 등 다양한 시도를 한 신제품을 선보였고, 다양한 분야에서 콜라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자 재미(Fun)를 추구하는 MZ(밀레니얼+Z)세대들이 호빵을 다시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해외시장에 이어 국내 시장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한 오리온 역시 인절미, 흑임자와 같은 전통재료를 활용해 만든 제품들의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 2019년에 출시한 ‘꼬북칩 달콤한 콩가루 인절미맛’이 역주행을 하면 실적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이다. 꼬북칩 달콩인절미맛은 초코츄러스맛과 함께 양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월 평균 1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덕분에 스낵 카테고리 매출이 올 1분기 7.6% 늘었고, 오리온의 한국 법인의 실적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와 17.7% 오를 정도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한 롯데제과도 쌀과자를 재해석한 ‘뻥꾸아즈’나 찰떡아이스에 매운 떡볶이를 넣은 ‘찰떡아이스 매운치즈떡볶이’ 등의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효과를 봤다. 실적 발표를 눈앞에 둔 크라운-해태제과 역시 맛동산이나 에이스, 사브레 등 역사가 오래된 제품들이 예년보다 5~10%가량 더 팔리면서 호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할머니와 밀레니얼을 합친 ‘할매니얼’ 단어가 등장하는 등 2030 밀레니얼 세대에서 할머니 감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수 십년의 전통이 있는 제품이거나 인절미, 흑임자와 같은 전통 재료를 활용해 만든 제품이 인기를 끌며 식품업계의 실적도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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