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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한반도 운전석 다음 정부 넘기는 일도 ‘업적’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어느덧 1년만을 남겨뒀다. 문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은 10일 특별연설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지난 4년을 돌아보고 남은 1년 대강의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4% 이상 경제성장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쟁 종식, 주거 안정 및 부동산 부패 청산, 한국판 뉴딜 지속 추진, 국제사회 책임과 역할 강화 등을 언급했다.

외교·안보 분야는 다른 때에 비해 비중이 줄었다. 임기 내 남북관계 반전이 쉽지 않고 북미 대화 재개 역시 녹록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일 관계가 누락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반도 평화는 현 정부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분야라 할 수 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는가 하면,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나란히 하고,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판문점 경계석을 넘나드는 역사적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스스로 지난 4년 가장 아쉬웠던 지점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은 반면, 가장 유의미한 지점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을 든 것도 이해 가능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무뎌진 감이 있지만 문 대통령 취임 첫해였던 2017년 한반도 정세는 위험천만한 상태였다. 북한은 6차 핵실험과 미 본토를 겨냥한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그리고 괌 포위사격 위협 등으로 한반도 위기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화염과 분노’로 대변되는 강경 대응으로 맞서면서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는 경고까지 서슴지 않았다. 몇 년에 한번씩 간헐적으로 불거지곤 했던 ‘한반도 위기설’은 일상이 됐다. 문 대통령이 “2017년 취임 당시 그 해에는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이 가득 덮었다고 할 정도로 위기 상황이 고조됐다”고 한 게 과언은 아니다.

이런저런 평가가 나오긴 하지만 ‘위기의 2017년’이 이듬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화해의 2018년’으로 바뀌기까지 베를린선언을 시작으로 한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과 의지가 있었음을 완전히 부인하긴 어렵다.

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이달 말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북미 대화를 복원하고 평화협력의 발걸음을 다시 내딛기 위한 길을 찾겠다면서도 “남은 임기에 쫓기거나 조급해하지 않겠다”고 한 부분이다.

분단 80년 세월에서 임기 5년 단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을 수 없다. 일촉즉발의 한반도를 전쟁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고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이끈 것만으로도 이미 큰 업적이다. 문 대통령이 지금의 어려운 환경을 잘 관리해 다음 정부에 한반도 정세 운전석을 넘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면 이 또한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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