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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상과 추상 ’ 넘나드는, 도시 풍경
쿤 반 덴 부룩 ‘기억과 꿈 사이’展
Koen van den Broek, Lock Down, 2020, oil on canvas, 150 x 100 cm[갤러리바톤 제공]

높은 고도의 햇살이 하얗게 쏟아진다. 하늘은 파랗고 초원의 색은 더욱 깊다. 나무가 드리운 그늘마저 초록빛인, 콘트라스트가 강한 유럽 도시의 여름풍경이다. 코로나19로 오랜기간 떠나지 못했던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

벨기에 화가 쿤 반 덴 부룩(48)의 개인전 ‘기억과 꿈 사이’가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열린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던 작가는 도시와 그 주변부에서 곧 잘 보이는 도로 표지판, 주차장, 격자무늬 보도, 교각, 도로 경계선 등을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탐구한다. 도시의 기능을 보좌하기 위한 부차적 구조물들이지만 작가의 손에서 기하학적 형태와 독특한 색감을 입어 다시 태어났다.

쿤은 보통 작업의 영감을 여행에서 얻는다. 전세계 곳곳을 다니며 폴라로이드로 포착한 풍경을 해체하고 재조합해 캔버스에 투여한다. 오래 고심한 구도와 빠른 붓놀림이 어우러져 독특한 색감과 장면을 만들어 내는데 무척이나 서정적이고 아름답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전시작은 코로나19로 연이은 봉쇄(록다운)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작가는 “선택의 여지 없이 나의 집 주변 풍경을 작업 대상으로 삼게 됐다. 굉장히 희귀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축적했던 아카이브를 심층적으로 들여다 보게 됐는데, 이들을 가지고 새로운 작업으로 재창조했다”고 말했다. 전시장엔 전시 제목처럼 ‘기억’에 해당하는 벨기에의 풍경과 ‘꿈 사이’에 해당하는 과거 여행지의 풍경이 섞여있다.

갤러리바톤 측은 “쿤의 작업은 어떤 정치적 함의나 사회적 메시지에서도 자유로운, 순수 회화가 가진 고유의 가치와 궁극의 지향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며 “폴라로이드 특유의 색감과 비명료성은 작가의 미각과 해석 속에서 도시의 풍경을 동시대적이며 목가적으로 묘사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5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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