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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혐 낙인 두렵다”...GS25·무신사·치킨업계 ‘난타’에 몸 사리는 기업들
남성 비하 논란에 연이어 사과
20대男 “거기는 안 가요” 집단행동
기업들, 젠더 이슈 파악 나서

“‘광고 내 손가락 이미지를 다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어요” 최근 유통기업들 사이에서 ‘이미지 경계령’이 확산되고 있다. GS25, 무신사 사태를 지켜본 기업들이 20·30대 남성 소비자를 의식하기 시작해서다.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이미지 사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낙인찍기’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뿐만 아니라 다른 편의점·이커머스 업계도 남성 비하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벤트 사진을 여러 차례 검토하는 등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커머스 A사는 기존 사진들을 ‘자체 검열’하기도 했다. A사 관계자는 “워낙 예민한 사안이다보니 보도자료에 나갔던 사진이나 이벤트 사진을 다시 살펴보게 됐다”고 말했다.

남성 비하 이미지 논란은 지난 1일 GS25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캠핑 이벤트 포스터가 발단이 됐다. 포스터 속 소시지를 잡는 손의 형태가 남성혐오를 뜻하는 특정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는 주장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4일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가맹점주 및 고객에게 공식 사과했다.

GS25뿐만 아니라 BBQ·무신사도 유사한 논란에 휩싸였다. BBQ는 상품 소개 이미지에 남성을 비하하는 손모양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6일 사과문을 띄우고 “과거 제작된 홍보 이미지가 특정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유사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6일에는 무신사의 이벤트 포스터 속 손 모양이 논란됐다. 무신사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해당 이미지가 “‘손이 사용된 작은 상품 화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구도”라며 “작업에 참여했던 무신사 임직원들은 모두 당황스럽고 억울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GS25 사태의 경우 집단 행동 주체가 20대 남성이라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GS25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국민청원이 올라와 4일만에 9만3000여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젠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을 주문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배제되거나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항의하는 성향을 지닌 MZ(밀레니얼+Z)세대 특성을 기업이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슷한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부서를 마련하는 등 사전에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친 해석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 B씨는 “기업 의도와 달리 이슈가 생길 수 있지 않냐”며 “노력은 하고 있지만, 모든 이슈를 사전에 대응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은 의도하지 않은 문제가 생겼다 해도 빠르게 사과를 하고, 소비자는 해당 기업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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