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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복당이 히말라야 길”…나그네 1년, 돌아갈 수 있을까 [정치쫌!]
초선·청년계파 반발 여전
당 지지율도 변수 가능성
洪 “소인배들 모략 참는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복당이 히말라야 학생들의 등굣길인가. 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이렇게 험난할 줄 몰랐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급하다. 그런데 아직도 문이 잠겨있다. 야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기약 없는 ‘나그네’ 생활을 1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대선이 이제 10개월 앞이다. 출마 뜻을 강하게 표출하는 그의 복당 가능성과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린다.

복수의 야권 관계자는 당분간은 복당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은 국민의힘 내 핵심 당직에 대한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당 대표급 주체가 사실상 없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다음 달 초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런데 이를 통해 지도부 공백을 채운다고 해도, 신임 지도부는 최우선 과제로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다잡는 일부터 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복당 논의보다 당 정비 작업이 우선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복당 시간표가 이렇게 전당대회 이후로 늦춰진다면, 신임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도 봐야 한다.

홍 의원의 복당 문이 활짝 열리려면 소위 통합파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초선·소장파와 청년계파 등 개혁을 지향하는 자강파가 당권을 장악하면 ‘복당 방정식’은 복잡해진다.

실제로 통합파로 칭해지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에는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 저도 (홍 의원)복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 전 원내대표는 아직 당 대표 출사표를 내지 않았지만, 당 안에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반면 출마 뜻을 굳힌 초선의 김웅 의원은 4일 CBS 라디오에서 “당원들이 (홍 의원의 복당을)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의 몇몇 리더가 흉금의 말을 막 하다가 선거를 망친 일이 많았다”고 했다.

당의 지지율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18세 이상 25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지지율은 37.3%로 나타났다. 전주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홍 의원이 복당 가능성은 당 지지율과 정비례 관계에 있다는 게 정치권 내 중론이다. 당 지지율이 높을수록 “선(先)자강을 이뤘으니 대통합 내지 ‘빅텐트’로 나아가야 한다”는 기조가 탄력을 받을 수 있어서다.

반면 지지율이 떨어지면 되레 홍 의원과 대척점에 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구원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홍 의원의 입장에선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이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연합]
홍준표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홍 의원은 21대 총선 직전인 지난해 3월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구를 “그동안 늘 험지에 출마했다. 그만 희생하고 싶다”는 취지의 말로 거절했다. 요구가 거듭 이어지자 결국 탈당했다.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그는 고군분투(孤軍奮鬪)끝에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같은 요구를 뿌리치고 탈당한 후 살아남은 권성동·김태호 의원은 각각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복당했지만, 홍 의원은 아직 친정 땅을 밟지 못했다.

홍 의원은 당선 이후 줄곧 복당 허가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21대 국회가 개원한 후 얼마되지 않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국회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며 “우리 당”이라고 했다가 “나는 무소속이지”이라고 정정하는 등 뼈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며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역량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현 정권의 무능을 꼬집는 동시에 자신과 같은 노장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셈이다. 지난달 27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벌새들의 시샘, 소인배들의 모략, 모리배들의 농간도 참는다”며 복당을 기다리는 심경을 에둘러 표현했다.

홍 의원은 복당이 이뤄진다면 곧장 대권주자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당내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본격적으로 세력 대결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대권주자가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거듭 견제구를 던져온 홍 의원이 복당하면 당내 윤 전 총장에 대한 ‘저항력’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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