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 LPGA 투어 4승 쾌거로 귀환…‘천재골퍼’ 김효주 시즌2 시작 [피플앤데이터]
HSBC 월드챔피언십서 5년3개월만에 우승
벌크업하고 1년간 국내투어 뛰며 절치부심
“골프가 편안하고 더 재미있어졌다”

“지난해 한국 투어에서 너무 즐겁게 경기했다. 몸에 좋은 보약을 먹은 기분이다. 올해는 무조건 우승하고 싶다. 올해 얼마나 우승할 수 있을지는 일단 1승부터 하고 생각하겠다.”

김효주(26)는 지난 3월 올시즌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전 대회인 KIA클래식을 앞두고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서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LPGA 투어) 마지막 우승이 언제인지도 기억이 안난다” “내가 지금 남 걱정할 때가 아니다”고 농담하면서도, 올해는 기나긴 무승 터널에서 벗어날 적기라는 자신감과 희망을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오래지 않아 현실이 됐다.

김효주가 5년 3개월 만에 LPGA 투어 정상에 오르며 천재골퍼의 귀환을 알렸다.

김효주는 2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해나 그린(호주)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했다.

김효주가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6년 2월 1일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2014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2015년 파운더스컵 우승 이후 LPGA 투어 통산 4승째.

싱가포르의 무더운 날씨와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나흘 내내 복면을 쓴 채 경기 한 김효주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담는 맹타를 휘둘렀다. 연장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서도 클럽하우스에서 여유롭게 식사하던 김효주는 우승이 확정되자 한국 선수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으며 기뻐했다. 뒤이어 샴페인을 퍼부으며 달려온 동료는 역시 올시즌 천재의 부활을 알린 리디아 고(뉴질랜드)였다.

김효주에겐 2020년이 천금같은 터닝포인트였다. 비록 코로나19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전념했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두 번의 동계훈련을 국내서 여유있게 보내면서 처음으로 전담코치를 두고 웨이트훈련에 집중했다.

눈에 띄게 벌크업된 체격과 체력 덕분에 드라이버 비거리가 늘었고 이는 국내 2승과 상금왕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동료 선수들이 미국서 활약하는 동안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국내 투어 2승을 양 날개 삼아 자신감있게 미국으로 향할 수 있었다.

김효주는 3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처음으로 트레이너와 함께 웨이트 훈련을 했는데 확실히 혼자 할 때와 달랐다. 힘이 너무 없어서 무조건 무게를 늘리는 운동에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15~20야드 가량 비거리가 늘었다. 거리가 늘어나니까 골프가 너무 편안해졌고 심리적으로도 확실히 도움이 됐다. 한국에서 뛰면서 성적이 나고 팬들과 가까이 있게 되니 골프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2019시즌 드라이버 평균거리가 244.70야드(154위)에 불과했던 김효주는 올시즌 262.66야드로 50위에 올라 있다.

몰아치기 우승에 능한 김효주가 예상보다 빨리 우승 갈증을 채우면서 다승 기대감도 부풀리고 있다. 김효주는 2014년 KLPGA 투어에서 시즌 5승을 거두고 대상·상금왕·최저타수상·다승왕을 휩쓸었다. 김효주는 “올해 우승 한 번 하는 게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우승이 나왔다. 다른 목표를 잡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완벽한 부활을 알리며 꿈에 그리던 도쿄올림픽 진출도 8부 능선을 넘었다.

6월28일자 세계랭킹 기준으로 한국에서 총 4명이 출전할 수 있다. 올림픽 자격 확정일을 두 달 앞둔 현재 김효주의 세계랭킹은 9위다. 1위 고진영, 2위 박인비, 3위 김세영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이번 우승으로 김효주는 17위 이정은, 18위 유소연, 19위 박성현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돼 사실상 도쿄행을 확정지었다. 김효주는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부진을 겪으며 눈 앞의 태극마크를 놓쳤다. 당시엔 박인비와 김세영, 전인지, 양희영이 출전했다.

김효주는 “사실 올림픽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좀 더 자신감을 갖고 국가대표팀 멤버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나의 골프 인생뿐 아니라 내 인생 자체에 큰 영향을 줄 것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조범자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