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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 지지층의 늪…문자폭탄에 갈라진 與 주류-비주류 [정치쫌!]
조응천 의원 등 비주류 소장파 중심
“당심-민심 괴리로 재집권 멀어질 것”
내년 대선 경고의 목소리 나오지만
친문 주류는 “적극적 의사표시 권장해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쏟아내는 강성 지지층들의 행태를 두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4.7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성 지지층의 ‘과다 대표’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주류인 친문(親文)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의 행동을 감싸고 오히려 권장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재보선 패배 원인 분석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과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일부 초선 의원들과 소장파 의원들이 문자폭탄으로 인해 의견을 내는 데 위축된다면 내년 대선까지 중도층 이탈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민주당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5.2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일, 민주당 내에서는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대한 입장을 두고 주류와 비주류 의원들 간 의견이 여전히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문자폭탄을 비판하는 비주류 의원들은 “생각이 다르다고 몰아세운다면 자유롭고 건강한 토론을 통한 집단지성의 발휘를 막을 것”(이상민 의원 등 비주류 중진 6인 입장문), “당심과 민심의 괴리로 재집권이 멀어진다”(조응천 의원) 등의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반면 주류세력인 친문 의원들은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 싶다”(윤건영 의원), “당연히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런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권장돼야 한다”(김용민 의원) 등의 의견을 밝히며 맞서고 있다.

친문 진영에서는 조응천 의원이 최근 김용민, 박주민, 김종민 의원의 실명을 언급하며 “(강성 지지층에게 소구하는) 성공방정식”을 따랐다고 직격한 데 대한 불쾌한 표정도 역력하다.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에서 자신도 문자폭탄을 많이 받았다며 “조응천 의원이 오해를 한 것 같다”고 말했고, 친문 이재정 의원은 SNS에 “당심과 싸우는 그는 정작 민심을 위해 뭘 해왔는지 잘 모르겠다”고 조 의원을 저격하기도 했다.

향후 당내 갈등이 확대될 조짐도 보인다. 조 의원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10~20명의 비주류 쇄신파 의원들과 함께 ‘입장문’을 준비중이라면서 일종의 단체행동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엔 조 의원과 일부 소장파 의원들을 겨냥해 “그렇게 민주당이랑 안 맞으면 잘 맞는 정당으로 가라”,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당을 흔들지 말고 나가라”, ”눈앞의 적들도 문제지만 민주당 내 이런 벌레들부터 먼저 처치해야 한다” 등 거세게 비판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온 상태다.

조 의원은 “한 2000~3000명 되는 강성지지층들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관여를 하기 때문에 70만 명의 목소리가 이 2000명에 다 묻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갈등을 수습하고 논란을 정리해야 할 당 대표 후보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리는 건 마찬가지다.

’친문 핵심’인 홍영표 후보는 지난 30일 라디오 토론회에서 “무슨 강성 당원이다, 민심과 당심이 다르다 이런 논리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오히려 분열시키는 프레임”이라며 “우리 당원들의 의사 표현은 어떤 형태로든지 활발하게 되는 것, 그게 당이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욕설이라든가 과도한 인신 공격 이런 것들은 없어져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문자폭탄을 보낸 강성 지지층을 독려하고, 감싸는 듯한 모습이다.

반면 친문 색채가 옅은 송영길 후보는 “자기 시간과 돈을 내서 당에 관심을 표명하고 그런 분들이기 때문에 소중한 우리 당의 자원”이라면서도 “좀 다르다고 정적을 제거하듯이 그렇게 집단적으로 하는 행위는 우리 당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직격했다.

송 후보는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고 상대방 의견을 완전히 진압하려는 이러한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고도 했다.

우원식 후보는 “우리 당 안에서 그런 것들이 횡행하게 되면 당내 분열을 야기하려고 하는 사람들한테 이용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다른 시각의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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