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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기 암초 만난 정부, 공급대책 먹구름 [부동산360]
수도권 11만가구 신규택지 발표, 하반기로 연기
발표 시점 미정…투기 의심 사례 수사 후 가능
57만3000가구 도심 신규사업도 미지수
정부 “전체적으로 주택공급 차질 없을 것”
김수상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5차 위클리 주택공급 브리핑에서 발표하는 모습. [국토교통부 제공]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사태의 여파로 정부가 2·4 공급 대책에서 제시한 13만1000가구의 신규 택지 입지 발표가 하반기로 연기됐다.

당초 국토부는 신규 택지 후보지 선정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만큼 일단 예정대로 발표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실거래 조사 결과 발표를 강행하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투기 의혹이 상당수 확인됨에 따라 연기로 선회했다.

신규택지 발표 연기로 2·4 대책의 83만6000가구 공급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신규택지 26만3000가구 외 57만3000가구 도심 신규사업은 대부분 민간 참여 없이는 사실상 공급이 불가능한 물량이기 때문이다.

2·4 대책에 포함된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1·2차 후보지의 경우엔 주민 동의 확보 등 만만찮은 절차가 남아 있다.

일각에선 신규택지 후보지에서 추가 투기 의혹이 쏟아질 경우 신규택지 발표가 계속 연기될 가능성도 있어 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부는 29일 '위클리 주택공급 브리핑'에서 울산 선바위와 대전 상서 등 1만8000가구의 신규택지만 발표하고, 나머지 13만1000가구를 공급할 택지는 경찰 수사와 실거래 정밀 조사 이후 투기 근절을 위한 법령 개정이 완료되면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후보지에 대한 사전 조사 결과 특정 시점에 거래량, 외지인, 지분거래 비중 등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정황이 확인돼 투기행위를 먼저 색출한 뒤 입지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2·4대책을 통해 전국 15~20곳 택지에 26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차 신규 택지 1만8000가구와 세종 행복도시 예정지 1만3000가구, 지난 2월 1차 신규택지 광명·시흥 등 10만1000가구를 제외하면 남은 물량은 13만1000가구다.

이 중 수도권 물량은 11만 가구에 이른다. 수도권 공급 목표는 18만 가구였는데, 광명·시흥 7만가구만 나와 11만가구의 발표가 연기된 것이다.

국토부의 의뢰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지만 수사가 얼마나 빨리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실제로 투기적 거래가 많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된 택지 후보지의 경우 택지 선정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정부는 대체 신규택지 입지 확보 첫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게 될 수 있고, 이에 따른 공급목표 지연 기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보지에 투기자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 후보지 자체를 바로 배제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경찰 수사와 기획단의 심층 조사 결과를 보면서 주택 공급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후보지에 대한 실거래 조사 결과 땅을 미리 사놓은 LH 직원이나 국토부 직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상속받은 것이 3건, 20년 이상 장기보유한 것이 1건 확인됐을 뿐, LH와 국토부 직원의 투기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83만6000가구 중 57만3000가구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등 도심 내 신규 사업을 통해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통해 5년간 서울 총 9만3000가구, 지방 광역시 2만2000가구 등 총 13만6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국토부는 최근 발표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1차 후보지 21곳과 2차 13곳을 합쳐 총 3만8000가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 동의가 필요하고 내년 대통령선거 등에 따른 변수도 있어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정부는 주택공급 계획 실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신규 공공택지의 경우 입주하는 시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며 “신규택지 발표 일정이 하반기로 늦어진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공급에는 큰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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