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팀장시각] 불황에 강한 홈쇼핑도 모바일 앞으로

1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일상을 모두 바꿔놓았다. 1주일 중 1~2일은 재택근무를 하고,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것보다 화상 사이트로 보는 게 마음이 편하다. 부모님 안부는 화상전화로 묻고, 기념일에 선물을 택배로 보내는 것이 더는 무례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사회구성원의 운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은 바로 유통업이다. 사람들이 많이 움직여야 필요한 물건이 많아지고, 돈을 쓸 기회도 자주 찾아오는 게 인지상정인 덕이다. 그간 사람들의 움직임은 개개인의 지갑에 얼마나 돈이 있느냐, 즉 내수 경기에 좌우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라는 감염병이 사람들의 움직임을 강제로 멈춰세워 유통업이 경기와 상관없이 큰 타격을 받았다.

사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뒤에서 미소짓는 이들이 있다. 바로 홈쇼핑사다. 홈쇼핑회사들은 ‘불황을 먹고산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는 사람들이 집에만 있을 수밖에 없어 이들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지난해 다른 유통업체가 점포 구조조정과 모바일 전환 등을 힘겹게 하는 동안 홈쇼핑사들은 라이브커머스 횟수를 조금 늘리는 것 외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이처럼 느긋했던 홈쇼핑사들이 올해는 바삐 움직이고 있다. GS샵이 관계사인 GS리테일과 합병을 예고한 데 이어 CJ오쇼핑은 ‘홈쇼핑’ 이름을 버리고 모바일 전환을 선언했다. 롯데홈쇼핑은 모바일쇼핑 축제인 ‘광클절’ 규모를 사상 최대로 키웠다. 백화점, 대형 마트, 편의점 등에서 불고 있는 모바일 바람이 뒤늦게 홈쇼핑에도 도착한 모양새다.

홈쇼핑업계의 이 같은 드라마틱한 변화는 이들 역시 전통 방식으로 영업을 해서는 이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모바일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유통 현실에서 예전처럼 불황만 기다려서는 회사의 지속 가능 경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변화는 예전의 ‘유통 공식’이 완전히 깨졌음을 대외적으로 인정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실제로 지난해 홈쇼핑사의 실적을 보면 그들의 위기감을 실감할 수 있다. 보통 불황기에 홈쇼핑사는 호실적을 거둬왔고, 특히 지난해에는 유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거나 그에 버금가는 실적을 거뒀어야 했다. 하지만 실제 지난해 실적을 보면 매출액이 소폭 늘었거나 제자리걸음하는 데 그쳤다. 주 판매상품이 고가의 의류·잡화에서 중저가의 리빙·식품으로 옮겨온 데다 홈쇼핑을 대신할 수 있는 비대면쇼핑 채널인 e-커머스가 무시 못 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탓이다.

유통사들의 변화를 위한 노력은 언제나 환영이다. 이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면 할수록 소비자의 편의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될 일이 있다. 바로 변화의 목적이다. 단순히 시장을 뺏기기 싫어서, 기존의 기득권을 잃고 싶지 않아서 시도하는 변화는 성공할 수 없다. e-커머스가 하는 서비스를 무작정 따라하기보다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 그걸 만족시키기 위해 자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