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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한국, 아시아 백신허브’ 정부가 나서라

‘백신 확보 전쟁’은 총칼 없는 전쟁이다. 부작용이 덜한 백신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총성 없는 전쟁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백신 개발 초반에는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같은 다국적 국제기구나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주도하는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공동구매, 선진국들이 공여한 자금으로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여하는 ‘코백스 AMC’ 같은 인류애 넘치는 협조도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로 돌아서면서 주요 백신 생산국인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선진국은 ‘자국우선주의’로 돌아섰다.

화이자, 모더나 등을 보유한 ‘백신 초강대국’인 미국은 이미 인구의 40% 정도가 백신을 한 번씩 맞았고 6억회분 이상의 백신을 가졌지만 세계 각국의 평균 백신 접종률은 아직 2% 대에 머물러 있으며, 100여개가 넘는 나라는 아직도 백신 구경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와중에미국은 국방물자법을 동원해 백신의 완제품은 물론 원료와 설비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의 ‘백신패권주의’를 향해 백신 원료 수출 제한 조치와 관련 특허를 풀어 달라는 국제사회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 백신의 60%를 생산하는 ‘세계의 백신공장’인 인도에서도 하루 30만명의 확진자와 수천명의 사망자가 이어지자 자국민의 우선 접종을 위해 백신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자국우선주의’가 판을 치게 되면 결국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백신허브’로 조속히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백신허브국가’로 발전시키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백신 수급을 안정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노바백스의 스탠리 어크 최고경영자를 만나 “노바백스와 SK사이언스와의 협력관계가 더 발전하기를 바라며 노바백스 백신은 우리에게 의미가 매우 크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는 노바백스로부터 계약한 총 2000만명분의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며 기술 이전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첫 백신이다.

화이자 백신 추가 구매와 노바백스 백신 도입으로 정부는 일단 ‘백신 부족 불안’은 한시름 덜게 됐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백신 보유국의 패권주의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 기반을 서둘러야 한다. 다행히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백신 위탁생산 능력이 뛰어나다. 2010년 백신산업특구로 지정된 전남 화순군에는 세계 12번째로 독감 백신의 자급자족을 이룬 녹십자 화순공장, 국내 개발 백신의 절반 이상의 임상시료를 생산하는 전남생물의약연구센터, 동물대체시험연구센터를 확보한 화순전남대병원 등이 자리한 ‘메디컬 클러스터’도 구축돼 있다.

얼마 전 톰 프리든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한국을 ‘mRNA 코로나 백신 생산 허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리든 국장은 “한국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 있고 아시아 전체를 위한 백신 생산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만이 이 난국을 풀어갈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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