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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또 등판설…주호영 맞설 ‘게임 체인저’ 될까 [정치쫌!]
현재 ‘1강’ 朱에 초선·소장 도전기류
羅 등장하면 ‘2강’ 구도 재편 가능성
서울시장 경선 흥행·조직 인정 받아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당권 레이스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국민의힘의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주호영(5선) 대표 권한대행이라는 ‘1강’에 김웅(초선)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돌풍’을 일으키고자 하는 초선·소장파가 도전하는 구도로 짜여지고 있다.

나 전 의원이 등판하면 대진표는 현재 1강에서 ‘2강’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대결 구도도 급격히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야권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고 당내 영향력이 상당한 나 전 의원이 등장하면 전당대회 주목도가 수직 상승하고, 이를 통해 컨벤션 효과(정치 행사 후 지지율 상승)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경선 모두 여성 정치인이 보이질 않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이 역할을 해달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했다.

24일 야권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 지원유세를 한 후부터 사실상 잠행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중진급 인사들을 만나 야권 진로에 대해 의견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아직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에서 “(당 대표를)내가 꼭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조금 쉬고 싶은 생각이 더 많다”고 했다. 진행자가 “잠깐 쉬면 계속 쉴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묻자 “그런데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다만 진행자가 “이번 당 대표는 나오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되는가”라고 질문하자 “자꾸 그것을 묻지 말라”며 “아직 생각한 적 없다고 했으니, 그 정도까지로(이해해달라)”고 여지를 남기기는 했다.

나 전 의원 측 인사는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의 입장은 당시와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야권에선 나 전 의원이 당권 도전으로 뜻을 굳힌다면 주 대행을 긴장시킬 수 있는 유력 주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경선에서 당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당원들의 입김이 센 토론 평가, 중간 점검 등에서 줄곧 1위에 올랐지만, 여론조사 열세로 오 시장에게 패배했다.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선 당원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에서 조직력도 인정 받았다. 전직 의원부터 당협위원장급 인사들이 줄지어 합류하는 등 대선 규모의 캠프를 차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는 당 일각에서 우려하는 ‘강성’ 이미지도 상당 부분 희석했다. 서울시장 경선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최장수 장관을 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영입한 일이 대표적 사례다.

또, 서울지역 4선 의원 출신으로 이른바 ‘영남당’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현행 당원 투표 70% 경선 룰을 갖고는 중진에 맞서 초선의 승리를 확답키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부터 (전당대회를)준비해도 주 대행에 아무런 ‘핸디캡’ 없이 맞설 수 있는 이는 나 전 의원이 유일해보인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

나 전 의원은 주 대행과 야권 통합 부분에서 뜻을 달리하는 모습이다.

그는 통합론자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 주 대행과 달리 자강론에 힘을 싣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서도 “우리는 밖에 인물만 있으면 그를 찾아 우르르 몰려간다”며 “예전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때도 그랬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경선이 있기 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높은 지지율을 갖자 모두 안 대표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스스로 변하고 쇄신해야 한다”며 “지금은 우리가 플랫폼을 한다고 해 떡고물을 먹을 생각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주 대행은 4·7 재보선 이후 당의 핵심 과제로 국민의당과 통합을 꼽았었다.

나 전 의원이 출사표를 낸다면 국민의힘이 ‘영남당’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밑에서 도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 전 의원도 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이 우리 당에 (다시)오셔서 할 역할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 말에 안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나온다고 하니 전부 거기로 두 팔 벌려서 가는데 (김 위원장이)당의 중심을 잡아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이 도전장을 던진다고 해도 당권 가도가 평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른바 강경투쟁 기조를 이어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에서 원내대표를 한 나 전 의원이 등판하면 ‘도로 한국당’이 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전후로 이달 말 안에는 마음을 정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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