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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민의힘, 탄핵 부정하고 과거로 돌아가면 미래 없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이 고개를 들면서 계파 간 갈등이 점차 커지는 듯하다. 당 일각에선 아예 박 전 대통령 탄핵 자체를 부정하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그 반면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추진해오던 여러 쇄신작업은 점차 무뎌지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이 4·7 재보선 대승에 취해 과거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벌써 당 안팎에선 ‘도로 새누리당’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전제 역시 분명하다. 당사자와 관련 정당 등의 충분한 자기반성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그것이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 일부 세력이 제기하는 사면론은 그 결이 다르다. 사면론을 사실상 재점화시킨 서병수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내놓고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백한 ‘탄핵 불복’ 발언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가결됐고,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한 일이다. 그런데 이를 부정하는 것은 법치에 대한 정면 도전이나 마찬가지다. 당시 탄핵소추안은 지금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상당수 동의하지 않았는가.

더 큰 문제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탄핵 부정이나 사면 요구가 당권 다툼과도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원내대표와 당대표 후보군 사이에서도 ‘사면 찬반 논란’이 과열을 우려할 정도다. 당내 권력을 장악하려면 강경 보수층의 지지가 필요하다 보니 ‘탄핵불복론’까지 들고나오는 것이다. 논란이 길어지는 것은 국민의힘이 아직도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자에게 표를 모아준 것은 그들이 잘해서가 아니다. 현 정부와 여당의 실정에 대한 심판이다. 선거 평가에서도 밝혔듯 이런 사실은 국민의힘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당내 권력투쟁에 매몰돼 극우 보수로 회귀한다면 민심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한순간에 돌아설 것이다.

국민의힘이 갈 길은 아직 멀다. 더 혁신하고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탄핵을 부정할 게 아니라 그 원인을 더 처절히 곱씹어보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욱이 당 지도부가 되겠다면 극우 강경세력의 힘을 빌릴 게 아니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수권 정당의 힘과 능력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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