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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영끌’ 2030 삼킬 코인버블, 민관 협력 대응책 세워야

20~30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투자가 지난해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을 향하더니 올해는 변동성 최상 레벨인 가상통화시장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주요 4대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1분기 투자자 현황을 보면 신규 가입자 10명 중 6명은 20·30세대였다. 집은 ‘벼락거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기 힘들고, 주식은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생각에 잘만하면 한방에 일확천금을 챙길 수 있다는 가상화폐의 불길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20·30세대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가세하면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하루평균 거래액이 코스피 일일 거래 규모의 배인 30조원에 달할 정도로 과열되고 있다. 200여개의 거래소가 난립하는 가운데 ‘묻지 마 투자’ 광풍이 일면서 코인버블도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일 상장된 아로와나토큰(ARW)이 30분 만에 1075배나 급등하고, 도지코인은 3월 말보다 600% 이상 뛰었다. 한국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잡코인’이라 불리는, 가격변동성이 큰 중소 가상화폐 거래가 유독 많다.

버블은 꺼지게 돼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코인광풍과 관련해 “가상화폐 거래소 200개가 다 폐쇄될 수 있다”고 했다. 9월부터 시중은행과 손잡지 않은 대다수 거래소의 영업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현재 조건을 충족한 건 4대 거래소뿐이다. 거래소 퇴출 과정에서 코인값이 급락하거나 휴짓조각이 되는 피해가 속출할 것이다. 피해자들은 지금으로선 어디에 하소연할 데도 없다. 투기성 자산인 가상화폐는 제도권에서 규제받는 금융상품이 아니어서 보호 대상도 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물론 ‘제도권 밖의 금융상품 투자에 따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하나 거래소 무더기 폐쇄의 부작용이 빤히 보이는 상황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정부가 취할 태도는 아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가상화폐 양도차익에 20%를 과세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하루 거래가 30조인데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감독 사각지대로 두는 것은 책임 방기로 비칠 수 있다. 1차 코인광풍이 분 2018년 이후 3년이 흘렀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오늘을 맞은 것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2014년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 해킹 사건을 겪은 일본은 이후 업계가 주도하고 정부가 감독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투자의 거품을 줄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시장은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코인버블이 미래 세대를 삼켜버리기 전에 민·관이 협력해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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