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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혼인데 오해할까 봐”…산부인과 꺼리다 자궁·난소질환 키운다
복부·골반 통증, 빈뇨·배변통 동반 등
자궁근종, 자궁내 발생 잦은 양성종양
유산 확률 증가·불임 원인되기도
무증상부터 소화기질환 유사 증상 등
자궁 이상 여부 판단하기 어려워
반드시 전문의 정확한 검사받아야

젊은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오해로 인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 때가 많다. 누가 봐도 미혼일 법한 여성이 혼자 산부인과에 들어서는 그림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칠지가 걱정돼서다. 하지만 여성 중 부인과 질환을 겪고 있으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병원을 찾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고 병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궁근종, 불임 원인될 수 있어 정확한 검사받아야

‘자궁근종’은 자궁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자 이상과 호르몬 영향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대전을지대병원 산부인과 하중규 교수는 “자궁근종은 무증상이 대부분이지만 비정상적인 자궁출혈이 일어나거나 생리량이 많아질 수 있고, 생리 기간 증가에 따른 빈혈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급성 복부통증이나 성교통이 나타날 수 있고, 근종의 변성에 의해 골반통증도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자궁근종이 방광이나 요관을 압박하게 되면 빈뇨·배뇨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소화기 장기를 압박하면 변비·배변통·소화장애 등을 겪기도 한다.

만약 자궁근종으로 자궁내막이 변화해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하기에 부적당하거나 난관 중 하나 이상이 눌리거나 막혀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게 되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근종은 배아가 성공적으로 착상하는 것을 막기에 유산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서너 달 사이 생리주기가 갑자기 불규칙해졌거나 오랫동안 불규칙했을 때 ▷생리량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가 몇 달 이상 지속될 때 ▷생리혈과 혈색 등에 문제가 있을 때 ▷없던 생리통이 생겼거나 대수롭지 않던 생리통이 심해졌을 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궁내막증, 월경통·골만통증 있다면 정확한 진단받아야

자궁내막이란 자궁 안에 있는 막으로,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따라 두꺼워지고 성숙해지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임신이 되지 않으면 자궁내막은 생리를 통해 체외로 배출되며, 정상적인 여성은 자궁 내부에만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의 조직, 즉 난소·나팔관·복막·복강 등에서 자라게 될 때 ‘자궁내막증’으로 진단하며, 통증·유착·염증 등을 일으킨다.

하 교수는 “주로 가임기 여성에서 진단되며, 월경통 환자나 만성 골반통 환자, 불임증 환자 등과 같은 특정 환자군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무증상부터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며, 다른 질환과 유사한 증상이 많아 증상만으로는 진단하기 어렵다. 또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같은 소화기 질환과도 증상이 유사해 스스로 자궁에 이상이 있는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자궁내막증은 만성 골반통증, 월경통, 월경 전 통증, 허리통증, 만성피로, 성교통 등을 동반하므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난소낭종, 생리불순·배뇨장애 있다면

난소는 난자를 만들고 성호르몬을 생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난소에는 주머니 모양의 세포가 모인 난포가 있으며, 난자의 성장을 돕는다. 만약 난포가 제대로 성숙하지 못하거나 난포를 배출하지 못하는 등 배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난소에 수액 성분의 물혹이 생긴다. 이렇게 생긴 종양을 ‘난소낭종’이라 부른다. 난소에 생기는 종양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고, 대부분 양성 종양이다. 그러나 낭종의 크기가 커지면 생리불순·생리통 등 생리 관련 이상 증상뿐만 아니라 배뇨장애·배변장애·오심·구역·소화장애·두통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또 낭종으로 인해 난소의 크기가 커지면서 종양이 꼬이거나 난소낭종이 파열되면 복강 내 출혈이나 급성복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난소낭종이 생기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르몬 자극에 의한 배란이나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만성피로, 각종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호르몬 교란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난소낭종은 대개 수주에서 수개월 이내에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종양의 크기가 8cm 이상으로 크거나 꼬임 혹은 파열 우려가 있으면 수술을 시행한다.

다낭성 난소증후군, 호르몬 이상으로 체모 증가하기도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의 가장 흔한 내분비 질환으로,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난소에 많은 작은 낭종이 생기면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인 소인이나 난소에서 생산되는 호르몬 불균형 등이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주요 증상은 무월경·희발월경·과다월경·생리불순 등 생리와 관련된 것들인데,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인한 배란장애 때문에 생리불순이 지속되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내막암이 생길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또 남성호르몬 증가로 인해 여드름이 생기고 얼굴이나 팔다리·배꼽 주변 등의 체모가 과다하게 많아지기도 한다. 이 밖에도 내당능장애(당뇨 전단계)·고혈압·고지혈증·허혈성 심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지며 임신 시 유산율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발견 및 치료가 필요하다.

김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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