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조국 논란 물음에 “1년 반 전 일이라…”
‘비문’ 박완주 “우리 모두 文 정부 성공 원해”
민주당 내 “또 강성 친문 뜻대로 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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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위해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저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정책 결정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회주의자입니다.”(윤호중 의원)
“문재인 정부가 민주당 정부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민주당의 실패입니다.”(박완주 의원)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두 중진이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 사이에서 확장성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은 “국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논의에 선을 그었고, ‘비문’ 대표 격인 박완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모두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다 같은 친문”이라며 친문 표 끌어안기에 나섰다.
윤 의원은 12일 원내대표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적 원내 운영을 위해 상임위 간사단 회의와 초ᆞ재선 의원 모임을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가 정책 결정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174명 민주당 의원들은 한 분 한 분이 국민 대표이고 정책전문가”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검찰개혁 입법 과정에서 국회가 아닌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당의 보호를 받았다”며 반성을 요구했는데, 윤 의원의 발언은 이 같은 초선 의원들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조 전 장관 문제에 대해 “1년 반 전에 있었던 일이기에 개인적 평가는 하지 않겠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여러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고 했다. 검찰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세심하게,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윤 의원은 친문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며 지난 총선에서 당 사무총장을 맡아 공천을 책임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초선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란 예측이 많은데, 당장 초·재선 의원 사이에서 “친문 등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윤 의원도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윤 의원은 확장성을 강조하며 “계파보다는 당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활동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당을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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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위해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반면, 계파색이 옅어 ‘비주류’로 평가받았던 박 의원은 4·7 재보궐 패배로 오히려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게다가 당내 최다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으로 적극 활동하며 당내 확장성에서는 오히려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친문’이 민주당 내 주류 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데다가 강성 지지층이 주요 현안마다 목소리를 내며 민주당 의원들을 압박했다는 점은 박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의원은 “지금 우리 내부에서는 친문과 비문으로 갈라 칠려고 한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 의원은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네 탓, 내 탓 누구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진정한 성찰이 될 수 없다”라며 “구태이고 당장 혁신해야 할 문화”라고 했다. 이어 “우리 모두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민주당의 실패”라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친문 세력에 대한 선거 패배 책임론에서 비켜 가며 논란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친문과의 접점을 강조하며 “초선 때 원내대변인으로, 재선 때는 1기 원내수석으로 123명의 의원으로 234명 국회 탄핵을 이뤄냈던 경험이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여당 첫 번째 수석대변인으로 당의 목소리를 냈다”고 덧붙였다.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두 후보 모두 친문과 비문 갈등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당내 선거가 결국 ‘친문대 비문’ 구도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쓴 소리를 내자마자 친문 지지자라는 사람들이 문자 폭탄을 날렸고, 후원금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라며 “지난 검찰개혁 때는 의원들이 지지자들의 성화에 각서까지 써서 올렸다. 이번 선거 역시 목소리 큰 일부 지지자들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