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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당 서두르자는 국힘, 시간 갖자는 안철수…갈 길 먼 野 통합 [정치쫌!]
‘야권 대통합’ 공감대에도 시작부터 온도차
국힘 “합당 관련 국민의당 입장 요청”
安 “선거 평가부터”…영향력 극대화 모색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야권이 4·7 재보궐선거 승리 직후 곧바로 ‘범야권 대통합’이라는 더 큰 숙제에 직면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전제에 대한 공감대는 커지고 있지만, 각론으로 파고들면 시기와 형태, 절차에 이르기까지 온도차가 상당하다.

일단 ‘야권 빅텐트’의 첫 발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의 합당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야권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공언했다.

안 대표는 재보선 직후인 지난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번 선거는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라며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고, 민주주의와 법치를 지키는데 뜻을 같이 하는 범야권이 모두 합쳐야 비로소 정권교체를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밑에서는 이미 합당 논의를 위한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9일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대해 “어떤 시기와 절차로 할 것인지 (국민의당 입장을) 알려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당에 관한 국민의당의 뜻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며 “우리가 생각이 같으면 바로 (합당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우선 합당 논의 시작점을 두고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체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국민의당은 선거 평가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와 대선주자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저마다 합당을 둘러싼 기싸움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벌써부터 야권 안팎에서는 “선거 직후 야권이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으로 비치면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 권한대행은 9일 KBS라디오에서 “빠른 시간 안에 정상 지도부를 출범시켜야 한다”면서도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해야 될 지 논의가 제일 먼저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전에 합당 문제를 정리해야 합당 후 ‘통합 전당대회’를 치를지, 아니면 국민의힘이 먼저 지도부를 뽑은 후 통합을 논의할지 결정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국민의힘 4·7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진석 의원도 8일 CBS라디오에서 “이것(전당대회)보다는 국민들에게 이미 약속드린 야권통합 논의를 먼저 착수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가”며 “선(先) 범야권 통합, 후(後) 전당대회 수순으로 가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것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반면, 안철수 대표는 “지난 100일간(의 선거기간)을 돌아보고 거기에 대해 내부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이 먼저라는 것에 의견 일치를 봤다”며 “이번 선거의 여러 과정이라든지 의미에 대해서, 민심의 변화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는 시간부터 가질까 한다”고 했다.

이어 “전국에 계신 여러 당원분들을 직접, 또는 온라인을 통해 만나 뵙고 현장의 목소리부터 듣는 것이 우선이라고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급할 것 없다”는 얘기다. 추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 여부 등을 고려하고 국민의힘 대선주자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 영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시점을 기다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102석의 국민의힘과 3석의 국민의당이 합당하는 만큼 ‘무작정 끌려다니진 않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원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흡수통합’ 방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전당대회 이후 합당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금 당장 통합 논의가 이뤄진다면, 부작용이나 불협화음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국민의힘 당권 도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주 원내대표는 통합 전당대회가 된다면 안철수 대표도 출마 가능하냐는 질문에 “가능하다. 그런데 그것은 본인의 의지에 달린 것 아니겠나”고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국민의힘) 당헌에 당권, 대권을 분리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안 대표가 만약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합당을 하더라도 당대표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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