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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빚투’와 소비축소, 코로나가 불러온 한국사회의 민낯

‘빚투’와 소비축소, 코로나19가 만든 2020년 한국사회의 민낯은 이렇게 극단적이다. 능력 있는 사람에겐 기회였지만 힘 없는 사람의 생활고는 더 심해졌다. 결과는 말할 것도 없이 ‘부익부 빈익빈’이다. 한국사회의 양극화는 그렇게 극심해졌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0년 자금순환’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자금조달 규모는 173조5000억원에 달한다. 1년 전보다 무려 84조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 중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자금만 171조7000억원에 이른다. 그렇게 끌어온 돈은 단기 예금으로 쌓여 있거나 이미 증시에 투자됐다.

개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63조2000억원을 사들였고 해외 주식도 20조10000억원이나 취득했다. 증가한 자금조달 규모와 거의 맞춤이다. ‘빚투’ 그 자체다. 특히 해외 주식은 2019년 2조1000억원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그 결과,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18.1%에서 21.8%로 늘었다. 지난해 국내외적으로 주가 상승이 상당했으니 ‘동학개미’ ‘서학개미’들의 주머니는 꽤 두둑해졌을 것이다. 물론 이익을 실현했을 경우다. 거품이 빠질 때도 그럴지는 알 수 없다.

빚투는 가진 자들만의 잔치다. 돈을 빌릴 여유도, 그걸 굴릴 능력도 없다면 꿈나라 얘기다. 남들이 돈 버는 투자놀이에 집중할 때 가난한 이들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했다. 이날 발표된 통계청의 ‘2020년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그 실태를 금방 알게 된다.

지난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코로나19로 소비를 확 줄인 결과다. 그런데 유독 못사는 1분위(소득하위 20%) 가구들만 월평균 지출이 105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3.3% 늘었다. 저소득층일수록 전체 소득에서 음식·주거 등 필수생계비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분위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22.3%)와 주거·수도·광열(19.9%)이 차지하는 비중은 42.2%나 된다. 2019년 39.4%보다 커졌다.

양극화의 골은 점점 깊어진다. 코로나를 탓할 수만도 없다. 정책 오류도 한몫했다. 양극화를 줄이겠다던 소득주도 성장은 오히려 소득불평등을 키웠다. 지금이야 선별 지원으로 돌아섰지만 재난지원금도 처음엔 전 국민에게 뿌려댔다.

양극화는 무력감과 절망감을 불러오고 급기야 상대적 박탈감에 이은 분노를 몰고 온다. 매일 발표되는 각종 경제사회적 지표는 하나같이 분노 폭발 일보 직전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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