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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건너간 벚꽃 축제에 ‘숨은 명소’ 찾기…대학 캠퍼스로 발길 몰리나[촉!]
시민들 “대학 캠퍼스 등 숨은 명소 찾아 봄 나들이 계획”
경희대·이화여대 등 3~4월 외부인 출입 통제 안해
전문가 “가족 아닌 지인들끼리 봄꽃 구경 자제해야”
지난 2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공원을 찾은 시민이 벚꽃 구경을 하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국 최대 규모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를 취소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따뜻한 봄 날씨에 벚나무에는 하나둘씩 꽃망울이 피어나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서울 내 벚꽃 명소 대부분이 출입이 제한됐다. 일부 시민들은 숨은 벚꽃 명소를 찾거나 대학 캠퍼스로 꽃구경을 가는 등 발걸음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24일부터 서울에도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역대 가장 이른 개화로, 지난해에 비해 3일 빠른 것이다. 그러나 여의도, 석촌호수 등 주요 벚꽃 명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 예약제로 운영되거나 폐쇄될 예정이다.

벌써 ‘캠퍼스 벚꽃 삼매경’ 계획하는 청춘들

시민들이 벚나무가 많은 대학으로 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벚꽃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일부 대학의 경우 캠퍼스 내 외부인 출입 제한이 원칙이지만, 실질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워 벚꽃 개화 시기를 앞두고 ‘캠퍼스 방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26일 만난 대학생들은 이미 ‘캠퍼스 벚꽃 삼매경’을 계획하고 있었다.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서모(25) 씨는 “다음 주말에 애인과 함께 벚꽃을 보러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여의도 벚꽃축제도 예약제고, 석촌호수도 폐쇄한다고 하더라”며 “애인의 모교인 경희대를 찾아 꽃 구경을 할 계획이다”고 했다. 경희대는 서울캠퍼스 내 선동호 주변 벚꽃이 해마다 봄이면 장관을 이룬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남모(25) 씨도 “친구 둘과 함께 전날 봄나들이 계획을 세웠다”며 “주요 명소가 다 통제된 데다, 사람이 많이 몰리면 감염 위험도 있으니 캠퍼스 같은 숨은 명소를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벚꽃을 보러 상춘객이 캠퍼스에 몰려도 대학 측이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당장 경희대도 벚꽃 개화 기간인 오는 4월 첫째·둘째 주에 캠퍼스 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할 계획이 없다. 교내 개별 건물은 학생증을 소지해야 출입할 수 있게 제한할 수 있지만, 넓은 캠퍼스 전체 출입을 일일이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지난해 3~4월 학교를 찾는 주민이나 외부인이 많아 관할 구청을 통해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전달한 적은 있다”면서도 “정문에서 (외부인의)출입을 통제해야 하지만 사실상 그렇게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라 출입 통제를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화여대는 해마다 봄과 가을이면 캠퍼스에 핀 꽃을 구경하러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붐볐다. 그러나 올해에는 코로나19 탓에 외국인 관광객들과 캠퍼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통제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고 이 대학 측은 설명했다.

물론 외부인을 막는 대학도 있다. 올 봄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건국대 서울캠퍼스 내 일감호를 따라 핀 벚꽃을 구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학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학생과 교직원 외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전문가 “지인끼리는 벚꽃 구경 자제해야”

감염병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 감소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캠퍼스 등 숨은 명소의 꽃 구경이라도 지인끼리면 만남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지역사회 감염이 줄지 않고 있고 사우나 등 일상생활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라며 “가족이 아닌 지인끼리 만남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 안에서의 감염율은 평소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하기 때문에 지인들과 함께 차를 타고 지방이나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장소로 꽃놀이를 가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며 “봄철에 답답하겠지만 나들이를 자제하거나 집 근처 가족들끼리 외출하는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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