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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 소년’ 이후 30년…미발견 실종아동 255명[촉!]
실종아동 신고, 매년 감소세
“출산율 저하 덕”이란 분석도
“시민들 관심, 무엇보다 중요”
실종아동 정승연(현재 17세) 군, 우정선(현재 21세)·이다은(현재 32세) 양.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 제공]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1. 1991년 3월 12일 대구시 남구 대명4동, 두 살 꼬마였던 이다은(현재 32세) 양은 집 앞 목마를 타러 간다며 나간 뒤 사라졌다. 빨간색 티셔츠, 빨간색 긴바지, 흰색 운동화, 왼쪽 손목에 희미한 점까지…. 엄마는 마지막으로 본 딸의 모습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며 애타게 찾고 있다.

#2. 2004년 9월 19일 경기도 광주시 역동에서 다섯 살 우정선(현재 21세) 양이 집 앞에서 두발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실종됐다. 당시에 흰색 민소매 티셔츠에 흰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평발에 통통한 체격이었으며, 실종 당시에는 앞니와 아랫니가 빠져 있었다.

#3. 2006년 10월 2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서울공항 인근에서 실종된 3세 정승연(현재 17세) 군은 실종 당시 동물 모양 노란색 점퍼와 청색 털실 바지, 프로스펙스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키 110㎝에 둥근 얼굴형, 야윈 체격에 본인 이름을 말할 수 있었다.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나간 어린이들이 실종된 ‘개구리 소년 사건’이 발생한 지 26일이면 정확히 30년이 된다. 이 사건이 발생한 1991년 이후 지금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또 다른 ‘개구리 소년·소녀’들도 수백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관심만이 실종 아동을 찾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25일 헤럴드경제가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실종 아동 통계 자료에 따르면, 1991년부터 올해 2월까지 발생한 18세 미만 실종 아동 중 미발견 아동의 수는 255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실종 아동을 찾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관심이라고 말한다. 실종자 본인이 실종자 수색 캠페인을 보고 가족을 찾은 사례도 드물지 않다. 지난해 10월에는 편의점에 설치된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을 보고 실종 아동 당사자가 20년 만에 가족을 찾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실종 아동의 성인이 됐을 때 얼굴을 추정함으로써 수색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한 캠페인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실종 아동 신고 접수 건수는 2011년 2만8099건에서 2020년 1만9146건으로 최근 10년간 감소했다. 경찰의 실종 예방 대책, 치안 환경 개선과 함께 부모들의 아동 보호 인식 제고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한편으로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자연 감소라는 분석도 있다.

정상영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장은 “기술 발전 등이 실종 아동 수색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관심”이라며 “실종자 수색 캠페인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한 번씩 들여다봐 주는 것으로도 실종 아동을 가족 품으로 보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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