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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율 12% 불과 ‘돌연변이 췌장암’ 치료길 열린다
가톨릭대 나건 교수, 항체-광응답제 집합체 개발
- 돌연변이 췌장암 생쥐모델에서 암세포사멸 효과 확인

항체-광응답제 접합체를 이용한 암 표적 치료 전략의 개략도.[가톨릭대학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췌장암은 생존율 12%로 조기진단이 어려워 환자의 20% 정도만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췌장암 환자의 95%는 변이된 유전자에 의해 기존 항체 약물접합체를 이용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없다.

한국연구재단은 가톨릭대학교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나건 교수 연구팀이 돌연변이 췌장암 세포를 표적으로 면역반응과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세포사멸과정을 함께 활성화하기 위한 항체-광응답제 접합체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이 제작한 이 접합체를 췌장암 모델 생쥐에 주사하고 암 조직에 빛을 쬐어준 결과 종양의 크기가 대조군 대비 5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면역 치료에 중요한 면역세포(수지상세포, T세포, 자연살해세포)가 항체 단일치료에 비해 평균 6배, 광역학 단일치료에 비해 평균 2배 가량 더 많아져 면역활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이성 췌장암에 사용되는 항체는 암세포 표면의 수용체(표피성장인자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암세포를 인식할 뿐만 아니라 암세포 내의 성장신호 전달을 막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췌장암 환자의 95%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 유전자(KRAS 유전자의 특정 염기 변이)를 가진 암세포의 경우, 이러한 항체는 암세포를 찾아갈 수 있지만 암세포 성장신호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항체-항암제 접합체의 경우 항암제가 항체로부터 방출되면서 항암효과를 나타낸다.

연구팀이 개발한 항체-광응답제 접합체는 기존 항체-항암제 접합체처럼 표적과 공격 두 가지 기능을 하나에 담되, 성공적인 공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간소화했다.

암세포 안으로 유입되지 않고 표면에서도 작용할 수 있고, 항체로부터 광응답제가 분리될 필요도 없이 빛을 쬐는 것만으로 암세포 표면에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접합체는 일단 암세포 안으로 유입되어야 하며, 유입된 후에도 항체로부터 약물이 제대로 분리되어야 약물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현재 비임상 시험을 통한 효과규명 단계로 연구팀은 향후 기술이전 또는 창업을 통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건 교수는 “이 기술은 내시경을 이용한 췌장암 진단 및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면서 “향후 다양한 질병을 앓고 환자들 중 치료약물에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는 특정 환자군들을 위한 맞춤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2월 16일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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