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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어가 주꾸미보다 싸다?…수입문어보다 저렴해진 국산문어, 왜?[언박싱]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귀한 몸값을 자랑하던 국산 문어가 수입산 보다 저렴해졌다. 심지어 국산 주꾸미 보다도 값싼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오는 24일까지 이마트에선 국산 데친 문어(100g 기준)가 2480원에 판매된다. 신세계 포인트를 적립할 경우라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기존 국산 데친 문어 가격이 4980원인 점을 감안하면 반 값 수준이다.

게다가 100g 당 3480원하는 수입문어 보다도 28% 가량 저렴하다. 심지어 이마트에서 국산 주꾸미(100g 당 3580원) 보다도 값이 싸졌다.

행사 물량이라곤 하지만,귀한 대접을 받던 국산 문어 값이 이처럼 낮아진 배경에는 ‘데이터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우선 이번 행사를 위해 일주일 기준 역대 최대 물량인 40톤의 국산문어를 확보했다. 국산문어의 최대 성수기인 명절 주간 판매량이 13톤 가량인 것을 볼 때, 약 3배 많은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이마트 설봉석 문어 바이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산 문어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입 문어 시세는 오를 것으로 예상해 대량의 국산 문어를 사전에 비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통 국산문어는 비싼 가격 때문에 명절에만 주로 판매된다. 특히 경상도와 강원도 지역은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문어를 올리기 때문에 명절 필수 구매 품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추석 국산문어 판매량은 크게 급감했다.

특히 올해 설엔 지난해 추석에 비축한 재고도 다 처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비대면 명절까지 겹치면서 국산문어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수요 감소에 소비 부진까지 겹치자 지난해 12월 국산문어 도매 가격은 ㎏에 약 1만1000원 가량으로, 전 달 1만4000원 대비 20% 가량 하락했다.

전세계 수입문어 동향은 반대로 흘렀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문어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수입문어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말 우리나라 수입문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모리타니아산 문어의 금어기가 5월에서 4월 당겨진다는 소문이 돌아 시세는 더욱 올라갔다.

실제 지난해 11월 모리타니아산 문어 수입 가격은 대략 ㎏당 1만원 수준이었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 2월에는 ㎏당 약 1만5000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국산문어가 수입문어보다 저렴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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