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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천적 뇌 유전변이가 ‘조현병’ 유발…치료법 개발 청신호
-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팀 후천적 뇌 돌연변이와 조현병의 연관성 규명

[123rf]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조현병은 전 세계적으로 100명당 1명이라는 높은 비율로 발병되는 질병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리 의학 연구원 김상현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후천적으로 발생한 뇌 특이적 체성 유전변이가 조현병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김명희 박사, 김일빈 박사과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생물 정신의학회지’ 3월 9일자로 게재됐다.

기존에는 조현병의 유전적 원인 규명을 위해 주로 환자의 말초조직인 혈액이나 침에서 돌연변이 연구를 진행했으나, 혈액이나 침에서는 조현병의 분자 유전학적 원인을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혈액이나 침에서 검출되지 않는 환자 뇌에서만 존재하는 뇌 특이 체성 유전변이가 조현병의 병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목했다.

연구팀은 27명의 조현병 환자에게서 얻은 사후 뇌 조직에 ‘전장 엑솜 유전체 서열 기법'을 적용해 조현병 환자의 뇌에 존재하는 뇌 특이 체성 유전변이를 찾아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고심도 전장 엑솜 유전체 서열 분석기법을 통해 저빈도의 체성 유전변이를 정확히 찾아내기 위한 독자적 분석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또한 조현병 환자의 뇌 조직에서 발견된 뇌 특이적 체성 유전변이가 뇌 신경 정보 교환 및 신경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상에 주로 분포하는 것을 발견, 환자의 뇌 체성 유전변이가 뇌 신경회로를 망가뜨려 조현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였다.

김명희 박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지만 원인이 분명하지 않아 배척돼 온 조현병의 원인 규명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어 기쁘다”면서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조현병 원인이 분명해져 환자 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까지 질병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경세포의 시냅스 형성을 망가뜨리는 조현병 환자 뇌 특이 체성 유전변이.[KAIST 제공]

연구팀의 발견은 조현병의 발병에 체성 유전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혀내 조현병의 새로운 발병 원리를 규명함과 동시에, 조현병 연구에 새로운 틀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다른 신경정신질환의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팀은 KAIST 교원 창업 기업인 소바젠과 협력을 통해 뇌 체성 돌연변이 연관 조현병 환자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경배 과학재단 및 한국연구재단 리더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신속한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시스템이 활용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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