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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볶음밥”…오세훈은 어떻게 ‘판’을 뒤집었나 [정치쫌!]
예비경선 2등 吳, 본경선서 ‘뒤집기’
중도 우위…100% 여론조사서 강세
서울시장 ‘경력직’ 앞세워 승부수
‘V논란’ 결과적으로 인지도 상승효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중도 확장성을 기대하려면 나 같은 (짜장면도, 짬뽕도 아닌)볶음밥을 선택해야 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예비고사 2등을 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어떻게 본고사에서 1등으로 '뒤집기'를 할 수 있었을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4일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결과, 오 후보가 41.64% 득표율로 제1야당의 최종 서울시장 후보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오 후보는 그와 함께 '양강'으로 꼽힌 나경원 후보(36.31%)를 5.33%포인트 앞질렀다. 예비경선 1등, 당 내 후보들의 토론에서 4전 전승을 한 나 후보를 역전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오 후보가 '박빙' 이상 격차로 승리한 것을 이변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도 표심에서 우위를 보인 오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인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100% 시민 여론조사로 이뤄지는 본경선을 앞두고 중도보수 주자로 움직임을 부각하며 움직였다. 지난달 말에는 70여곳 중도·개혁보수 시민단체에게 공개 지지 선언을 받은 일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는 나 후보가 짜장면을 보수, 짬뽕을 진보로 비유하며 "짜장이든 짬뽕이든 잘 만들어야지, 섞어버리면 이도 저도 아니다"라고 할 때 "중도 확장성을 기대하려면 나 같은 볶음밥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그 결과, 지난 예비경선 때도 최종 순위는 2위였지만 80% 비중을 차지한 시민 여론조사에선 1위를 기록했다.

재선 서울시장 출신으로 '경력직'이란 것을 내세운 점도 먹혀들었다는 평이 나온다.

이번 서울시장의 임기는 1년 남짓이다. 적응기간 없이 바로 일해야 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본 시민에게 오 후보의 슬로건 '첫날부터 능숙하게'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과거 서울시장일 때 오 후보는 행정 일을 1년을 하고 나서야 당시 서울시 행정1부시장에게 "이제 오늘부터 진짜 시장이 되셨다"고 격려받은 일화를 소개하면서 자신을 뺀 여러 주자들을 향해 "초보·인턴 시장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시켜왔다.

유튜브 일부 캡처.

이슈가 된 '브이(V) 논란'도 결과적으로는 그의 주목도를 높여줬다.

오 후보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문건 제목에 있던 'V'를 보고 "대통령을 뜻하는 'VIP'의 약어일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의 한가운데 섰다. 보고서를 쓸 때 단계별로 수정하며 '버전(Version)'의 앞 글자인 'v'를 따 'v1.0' 등으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란 말이 설득력을 얻는 데 따라 오 후보는 유감을 표명해야 했다. 야권 관계자는 "실제로 'V 논란'이 있던 시기에 오 후보의 인지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분석이 몇몇 빅데이터 사이트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오 후보는 'V 논란'을 정면돌파하며 'V-서울' 공약 발표 시리즈를 내놓는 등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

한편 나 후보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숨통트임론' 등 공약을 앞세워 출사표를 냈지만 결국 패배했다.

나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나섰으나 중도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예비경선에서 압도적 당심을 확인한 만큼 차기 전당대회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3위를 한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이번 경선으로 인지도를 확 끌어올렸다. '서리풀 원두막' 등 실생활에 밀착된 그의 행정을 홍보하면서 주목할 만한 행정가이자 정치인이라는 평도 얻었다.

토론과 '이슈파이팅'에 능했던 오신환 전 의원은 잠재력이 충분한 1971년생의 젊은 주자로 존재감을 더욱 높였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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