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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런던 ‘유럽 금융왕좌’ 흔들
주식·파생상품 거래액 급감
브렉시트 파장 1위서 내려와

30년 이상 유럽 금융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영국 런던의 ‘왕좌’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흔들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올해 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완료 후 영국 런던에 자리 잡았던 금융 허브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으로 이전하면서 런던 금융 기장에서의 주식·파생상품 거래액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우선 런던은 유럽 최대 주식 거래 중심지의 지위를 암스테르담에 내줬다. 유로넥스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 암스테르담에 있는 증권거래소에서는 지난 1월 하루 평균 92억유로(약 12조5329억원)가 거래되며 전월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런던에서는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액이 전월 대비 60억유로(약 8조1794억원) 감소한 86억유로(약 11조7323억원)에 그쳤다.

유로화 표시 금리 파생상품의 거래 비율에서도 런던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유로 파생상품의 약 40%가 런던에서 거래되던 것에 비해 지난 1월엔 약 10%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의결한 지난 2016년과 비교하면 런던 금융업의 손실은 더 극명하게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언스트앤드영(EY)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영국에서 약 1조2000억파운드(약 1882조2720억원)를 EU 회원국으로 이전했다. 이로 인해 약 7500개의 금융업 관련 일자리가 영국에서 EU로 옮겨갔다.

영국 싱크탱크 뉴파이낸셜의 윌리엄 라이트 상무는 “향후 금융업 관련 일자리 약 3만5000개가 영국에서 EU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의 요인에 대해 브렉시트에 따른 EU와 영국 간 새 무역 협정에 금융 서비스에 관한 합의가 없기 때문이라고 dpa 통신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런던 금융 시장의 위축은 영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회계네트워크 PwC에 따르면 금융 서비스는 영국 정부 세수의 약 11%,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약 7%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비중이 높다.

알라스데어 헤인스 아퀴스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CEO)는 “금융 허브들의 이전 만으로 런던의 종말을 예견할 수는 없다”면서도 “최근 가장 위태로운 현실에 놓인 것 만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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