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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나된 싸움닭 박영선 vs 파이터된 신사 우상호…변신도 메시지다 [정치쫌!]
여론조사 선두권 박영선, 저격수 이미지 지우고 본선 중도표심 공략
추격자 우상호, ‘신사’ 캐릭터 버리고 ‘공격수’ 행보로 당내 경선 올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로 나선 우상호 의원(왼쪽)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박영선·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2인이 기존과는 확연히 달라진 캐릭터 변신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싸움닭’, ‘저격수’ 이미지가 강했던 박영선 후보는 온화하고 너그러운 캐릭터로 변신한 반면 신사적·합리적 이미지를 자랑하던 우상호 후보는 공격형 ‘파이터’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박 후보는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야권 후보와의 ‘본선’을 대비하고, 추격자인 우 후보는 당내 지지층 결집을 통한 ‘당내 경선’ 통과에 집중하면서 캐릭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젠틀맨→인파이터’ 변신한 우상호 = 우 의원은 과거 ‘신사적이고 모범적인 태도로 의정활동을 했다’고 평가된 국회의원들에게 수여되는 백봉신사상(白峰紳士賞)을 받은 적이 있을 만큼 정치권의 ‘신사’로 통했다. 86세대 운동권 출신으로 진보적 색채가 강하지만 보수 진영으로부터 ‘대화가 되는’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을 만큼 ‘합리적’이라는 이미지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뛰고 있는 요즘은 ‘파이터’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 우 후보는 당내 경쟁자인 박영선 후보는 물론 야권 후보들을 줄줄이 겨냥하는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온갖 정당이라는 정당은 다 떠돌아다닌 철새의 우두머리”라며 공격을 퍼붓고,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후보인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묶어 “이번 기회에 정치판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혼·출산 지원금 공약과 관련해 박 후보와 설전을 주고받은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를 향해서는 “박 후보가 달나라 후보면 나 후보는 안드로메다 후보냐. 함부로 비하하지 말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반박하는가 하면, 박 후보가 ‘민주당이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을 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10일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롤모델’이자 ‘민주화 투쟁의 동지’라면서 ‘박원순 정신’ 계승을 전면에 내걸며 직접 논란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우 후보는 박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여사의 편지를 읽고 눈시울을 붉혔다면서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라고도 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 등 거센 비판이 일 것을 알고도 뱉은 작심 발언이었다.

실제로 피해자 A씨는 입장문을 내고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라며 “이 글 덕분에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은 다시금 가슴을 뜯으며 명절을 맞이하게 됐다”고 비판했고, 야권도 일제히 우 후보를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우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비록 논란이 되더라도, 자신이 민주당의 진보 계보를 잇는 적통임을 알리고 존재감을 드러내 경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거센 비판과 공격을 받더라도 전장의 한복판에서 어떻게든 ‘유효타’를 따내야만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싸움닭→누나’ 변모한 박영선 = 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권을 기록중인 박영선 후보는 기존의 전투적인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온화한 캐릭터로 일찌감치 본선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당내 경선이 아닌 본선에서는 누가 ‘중도 외연 확장’을 더 잘 하느냐가 승부를 가르기 때문이다.

박 후보 측은 앞서 강난희 여사의 편지가 공개된 뒤 “후보로서 언급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논란의 한복판으로 직접 뛰어든 우 후보와 달리,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과 2차 가해 논란 등에 최대한 얽히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정책에 대해서도 “생활형 시장이었다는 것, 복지시스템을 선도했다는 것은 굉장히 주목할만하다”면서도 “취사선택을 할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박원순 계승’을 외친 우 후보와는 거리가 상당하다.

이같은 태도는 당내 강성 지지층 일부 표심 이탈로 경선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승리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친문(親文) 지지자들의 비호감도가 높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품어야 한다”며 통합을 강조하는 ‘너그러운’ 발언을 계속해왔다. 기존의 ‘싸움닭’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이같은 변신은 역시 ‘지지율 판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8∼9일 이틀 동안 18세 이상 서울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범여권 후보 적합도 35%로 1위를 기록했다. 우 후보는 9.5%에 그쳤다.

박 후보는 본선 경쟁력에서도 우 후보를 크게 앞섰다.

박 후보와 나경원 국민의힘 경선후보가 여야 단일 후보로 맞붙을 경우 박 후보는 46.0% 대 33.7%로 나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국민의힘 오세훈 경선후보의 가상대결 역시 45.3% 대 36.1%로 박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후보 모두 박 후보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포인트) 밖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누른 것이다.

박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맞대결에서만 각각 41.9%, 41.4%로 오차범위 내 접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상호 후보는 나경원 후보와 양자 대결 시 33.9%대 37.9%로 오차범위 내 뒤지고, 안철수 대표, 오세훈 후보에겐 각각 15.4%포인트, 10.8%포인트 차이로 오차범위 밖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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