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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계파·이력 비슷한 ‘나-오’…‘누굴 밀어주나’ 黨心은 고민 [정치쫌!]
국힘 서울시장 보선 ‘양강’ 사이 고민
‘차별화 전략’으로 지지층 마음 잡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는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두 분이 ‘캐릭터’가 겹쳐서 누구를 티나게 응원하기가 좀 그래요. 고향, 나이, 이력도 비슷하고 법조인 출신이란 점도 똑같아요. 심지어 여론조사 결과마저 어느 한 쪽이 압도적이지 않잖아요. 두 분 다 우리 당의 거물이란 점에서 자산이죠. 이 사람만 지지해야 할 명분을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이들 중 상당수가 달궈지는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양강’의 서울시장 후보 경쟁 틈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두 사람의 입장에선 원내·외 주요 인사들의 물밑 지원은 천군만마(千軍萬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콕 집어 도우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둘 다 진영·계파부터 정치스타일도 비슷해 선뜻 어느 편을 들기가 쉽지 않다는 게 국민의힘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다.

오는 3~4일 예비경선에 앞서 특히 나 전 의원, 오 전 시장과 정치적 인연이 깊지 않은 상당수의 초선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더욱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2일 통화에서 “한 쪽으로 (마음이)기울기는 하지만, 움직임을 보이면 다른 쪽에게 미안해질 것 같다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만큼 두 사람 다 원내에서 두루 인기가 있고 적(敵)도 없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양 측 인사에게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지만, 고심 끝에 이번만은 중립에 있겠다고 했다”고 했다.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둘 다 계파색이 옅다. 엄밀히 보면 비박(비박근혜)계에 속하지만, 비박계 중 다수파를 차지하는 친유(친유승민)·친무(친김무성)·친홍(친홍준표)계와는 거리가 있다. 한 다선 의원은 “‘탄핵 정국’ 이후 나 전 의원은 잔류파, 오 전 시장은 복당파로 꼽히기는 한다”며 “하지만 오 전 시장의 복당 타이밍이 늦지 않았기에, 이 이력을 갖고 두 사람을 구분하기에도 모호하다”고 했다.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모두 서울이 고향이다. 60대 초반으로 나이도 비슷하다. 판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 출신인 점도 같다. 두 사람 다 눈에 띄는 외모로 ‘대중 정치인’의 면모를 갖춘 점 또한 같다. 원내대표와 서울시장 등 지도자 경험이 있는 점도 동일하다. 심지어 이들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의 뼈대도 규제 완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으로 비슷하다.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도 최근 들어 ‘판박이 이력’을 의식하는 듯 차별화된 행보로 지지층 모으기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여성부터 공략하는 분위기다. 그는 당 내 서울시장 보선 예비경선에 통과하지 못한 박춘희 전 서울 송파구청장을 캠프의 민생본부장으로 맞이했다. 나 전 의원은 김희정·전희경·신보라 등 여성 전직 의원들도 캠프에 초대했다. 오 전 시장은 중도 진영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강성보수’ 지지층이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홍준표 무소속 의원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생계형 유튜버들이 저를 폄하할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도 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과 홍 의원, 일부 보수 유튜버에 거부감이 있는 중도·무당층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분석된다.

한편 나 전 의원, 오 전 시장과 함께 서울시장 보선에 앞서 뛰고 있는 야권주자들 사이에선 ‘거물급’ 모시기 경쟁도 뜨겁다고 한다. 한 계파의 수장으로 불리는 김무성·유승민 전 의원 등이 대상이다. 김성태 전 의원 등 조직통, 김재원 전 의원 등 전략통도 구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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