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무더기 사면 나설 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위증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마이클 플린(사진)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사면을 발표했다.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사면을 시작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말 측근 사면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마이클 플린이 완전히 사면받게 됐음을 발표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플린과 그의 멋진 가족을 축하하며, 진정으로 환상적인 추수감사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플린 전 보좌관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유일하게 혐의가 인정된 백악관 관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에 러시아 측과 만나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후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는 이를 부인하며 허위진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였을 당시 미 주재 러시아 대사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보좌관 취임 24일만에 경질됐다.
앞서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 안전 보장의 일환으로 측근들이 무더기 사면될 수 있다고 전망해왔다. 특히 플린 전 보좌관과 마찬가지로 2016년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의 이름이 중점적으로 거론돼 왔다.
탈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대위원장과 릭 게이츠 전 선대본부장, 조지 파파도풀로스 전 외교정책고문을 비롯해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이 사면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노골적으로 측근 사면에 나설 것임을 예고해왔다. 그는 앞서 지난 3월에 트위터를 통해 “플린의 사면을 강력히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사면 계획을 단독보도한 미 매체 악시오스는 이를 임기말 측근 사면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몇 주간 남은 그의 마지막 임기동안 사면에 나설 것”이라면서 “그는 퇴임의 길로 들어서면서 유죄판결을 받은 자신의 친구와 지지자들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어느 정권이든 마지막은 사면이나 강도 높은 로비로 점철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임기 말은)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고려의 연속이며, 마지막까지 사면과 감형을 저울질 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